윤 대통령 "5년간 탈원전 바보짓... 원전 세일즈 백방 뛰겠다"

2025년까지 1조 이상 신규 일감 발주 약속
민주 "전세계가 바보 짓하고 있다는 말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원자력 발전소 핵심 부품인 원자로 제작 공장 과거와 현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바보 같은 짓" "폭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를 재확인했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1조 원 이상 일감 발주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원전산업 대표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했다. 지난 4월 당선인 시절 "원전산업을 직접 챙기고, 다시 방문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자리로, 취임 후 첫 원전산업 현장 방문이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을 비롯해 원전산업 협력업체 대표 2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이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며 탈원전을 '바보짓'으로 규정했다. 또 현 원전 업계를 전시에 비유하며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졌다"고도 했다. 공장을 둘러본 뒤에는 "탈원전을 추진했던 관계자들이 이런 시설들을 다 보고, 또 이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둘러봤다면 과연 그런 의사결정을 했겠는지 의문"이라며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원전산업은 물과 영양분을 조금 줘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살까 말까 한 상황"이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는 법적 절차와 기준은 준수하되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서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비상한 각오로 무엇보다 일감, 선발주를 과감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이날 △올해 925억 원 규모 긴급 일감 발주 △2025년까지 1조 원 이상 신규 일감 발주 등을 포함한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방안을 발표했다.

직접 발 벗고 해외 세일즈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또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이 원전 세일즈를 위해서 백방으로 뛰겠다"며 "앞으로 외국 정상들 만나게 되면 원전 얘기를 많이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을 직접 둘러보며 원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에게 "원자로가 어느 것이냐" "터빈은 어딨느냐" 등 질문을 쉴 새 없이 던졌다.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부터 공정이 중단돼 추정되는 손실이 4,900억 원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끝까지 탈원전을 해서 이것을 궁극적으로 취소시키면 한 4,900억 원 정도가 피해가 가는 구나"라며 "정부 상대로 그것은 받아내야 되겠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전 정부 때리기 지나쳐... 전세계가 바보 짓하나"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전세계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전 정부 때리기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언제까지 에너지정책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