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설득·김건희 여사 보좌... 윤 대통령에게 조언한 與 상임고문단

입력
2022.06.21 18:20
구독

김건희 여사 대해서 "담당팀 두시라" 조언
尹 대통령 "용산 와보니 어떠시냐" 묻기도
'지도부 갈등' 드러낸 국민의힘에 쓴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민의힘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원로들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당부하는 한편,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당을 지켜 오신 선배님들 덕분에 어렵지만 다시 정부 권력을 회수해 왔다"며 "(청와대를) 상세하게 돌아보니까 '아, 거기 그냥 근무할 걸, 용산으로 간다고 한 게 좀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고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원로들에게는 "용산에 와 보니 어떠시냐"고 묻기도 했다. 오찬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갑윤·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상임고문단은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 야당과의 협치 등을 강조했다. 오찬에 참석한 나오연 전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민간 중심, 규제 완화, 재정 준칙 등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은 처방이 잘됐다"면서도 "문제는 실천을 어떻게 해나가느냐인데, 법 개정 사항이 많으니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설득을 위해 대통령실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국회가 개점휴업 상황인 가운데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나 전 의원은 "야당의 협조를 받아서 적극적으로 입법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금융개혁법 사례를 윤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을 담은 금융개혁법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6월 발표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같은 해 11월 이후에야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해 대내외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일부 참석자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집권당이 잘 밀어줘야 하는데, 지금 보면 좀 모자라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정부에 대한 정책적 지원보다는 지도부 내 불협화음과 계파 갈등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관련 중구난방으로 말 나온다" 조언도

김 여사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김종하 전 국회부의장은 "김 여사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말이 중구난방으로 나오고 있지 않으냐"라며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비서실 안에 김 여사를 담당하는 비서를 따로 두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부의장 조언에 "그런 식으로는 가능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