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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월드컵 8강전의 '반전'

입력
2022.06.22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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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마라도나의 유니폼

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입은 유니폼(오른쪽). AP 연합뉴스

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입은 유니폼(오른쪽). AP 연합뉴스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 1960~2020)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해도 별 이견이 없을 몇 안 되는 전설적 선수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슬럼가에서 태어나 걸음마를 익히면서부터 축구공을 끼고 살았다는 그는 만 7세였던 1968년 유소년팀 선수로 데뷔해 1997년 은퇴할 때까지 프로와 국가대표로서 팀에 숱한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그도 그만한 영예를 누렸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드의 대명사였다.

키 165cm인 그는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장신의 유럽 수비진용을 속수무책 유린하며 A매치 무대에서도 그런 대담한 개인기가 먹힐 수 있다는 것을 사실상 처음, 그리고 거듭 입증했다. 그로 인해 1980년대 지역방어-압박축구라는 새로운 수비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다시 말해 그가 현대 축구의 새로운 장을 엶으로써 시스템 자체를 개편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도 듣는다.

1986년 6월 22일 잉글랜드와 치른 멕시코월드컵 8강전 활약이 대표적인 예다. 마라도나는 센터라인 근처에서 단독 드리블로 잉글랜드 선수 5명을 잇달아 제치며 ‘월드컵 역사상 가장 멋진 골’을 터뜨렸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신의 손(the hand of God)’이란 말로 눙친, ‘월드컵 역사상 가장 논란이 된 골’이 나온 것도 그 경기였다. 후반전 6분경, 잉글랜드 미드필더 스티브 호지(Steve Hodge)가 신장 185cm의 골키퍼 피터 실턴에게 넘겨준 공에 마라도나가 달려들어 ‘헤딩’으로 넣은 선제골. 실턴은 마라도나가 왼손으로 공을 쳐서 넣었다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아르헨티나는 2 대 1로 승리했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호지였다는 사람들도 있다. 경기 직후 호지는 마라도나와 유니폼 상의를 교환했고, 지난 5월 소더비 경매에서 그 유니폼을 928만4,536달러에 팔았다. 2019년 6월 전설의 MBA 선수 베이브 루스의 유니폼(560만 달러) 기록을 뛰어넘은 거였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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