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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다운 언행 해야" "어이없다" 고성으로 싸운 이준석-배현진

입력
2022.06.20 18:00
수정
2022.06.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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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세번째 갈등 표출
당내선 "이준석, 윤리위 부담 느꼈나"

배현진(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이준석 대표의 어깨를 만지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배현진(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이준석 대표의 어깨를 만지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20일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일주일 새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에는 당 최고위원회의의 비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반말과 고성을 써가며 갈등이 표출됐다. 이 대표와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배 최고위원의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계기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이 대표의 결정 때문이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회의가 공개·비공개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는 현안을 논의하지 않고 안건만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이 즉각 반발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가 낱낱이 공개되면서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할 것이 아니라, 비공개를 더 철저히 해서 논의를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모두발언이 끝날 무렵 비공개 회의를 거부하자, 배 최고위원은 "아니 일방적으로 없애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가 "발언권을 얻고 말씀하라"고 제지했으나 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의 건전한 기능을 의장 직권으로 어떻게 (중단하느냐)"라고 쏘아붙였다.

결국 이 대표도 "어차피 (발언을) 누출시킬 것 아니냐"라고 응수했고, 배 최고위원은 "본인이 (언론에) 얘기해놓고"라며 맞섰다. 그러자 이 대표는 "내 얘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자리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양이 좋지 않다, 비공개로 하겠다"고 중재에 나섰지만, 이들은 공개석상에서 반말까지 써가며 감정싸움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재차 언성을 높이며 "두 분 다 그만하세요"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책상을 '탁' 치고 이 대표의 마이크를 직접 끄기도 했다.

회의가 끝나고도 불꽃은 계속 튀었다. 배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도자다운 묵직하고 신중한 언행과 침묵의 중요성을 이해하면 참 좋겠다"라고 썼다. 이 대표 역시 "문제 사항에 대해 내가 발화했다고 하는 것은 어이가 없고, (본인이) 당황해서 자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갈등은 사나흘마다 폭발하고 있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고, 16일 비공개 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최고위원 추천 인사를 거부한 일을 두고 "졸렬해 보인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 같은 배 최고위원의 발언이 언론에 계속 보도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가시 돋친 언사가 22일 예정된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에 대한 부담의 표출이라는 시선도 많다. '성상납 의혹'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윤리위 개최를 두고 "상황에 따라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장재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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