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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통제안' 발표 D-1… 행안부 때린 경찰청장, 전국서 들고 일어선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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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장관 직속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의 ‘경찰 통제’ 권고안 발표를 하루 앞둔 20일 경찰의 반발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김창룡 경찰청장부터 “경찰법 정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문위를 직격했고, 경찰 노조 격인 지역별 경찰직장협의회(직협)에서는 비판 성명이 줄을 이었다. 경찰의 반발이 예상을 뛰어넘자 행안부와 자문위 측도 권고안 수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이날 지휘부 일일회의에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는 경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 치열한 고민과 논증 끝에 경찰법이 탄생했다”면서 “자문위 주장은 경찰법 연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위는 21일 행안부 내 ‘치안정책국’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자문위 안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및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내무부 치안본부를 없애고 외청으로 분리한 1991년 경찰법 제정 취지에 배치된다는 게 김 청장의 지적이다.
김 청장이 자문위를 직접 겨냥한 건 처음이다. 그간 그는 “경찰법 제정 정신이 존중돼야 한다”, “결코 직(職)에 연연하지 않겠다” 등 행안부 통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혀왔다. 그랬던 김 청장이 강경 모드로 돌아선 건 그만큼 경찰 내부 여론이 들끓고 있어서다. 최근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경찰 통제와 관련해 경찰 지휘부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김 청장은 “권고안은 경찰역사에서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우리 진심을 전해야 한다”고 수뇌부에 총력 대응을 촉구했다.
일선 경찰관들의 집단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강원 동해ㆍ정선ㆍ고성 경찰서 직협은 이날 “경찰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경찰국 신설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앞서 14일 경남경찰 직협(24개 관서)의 첫 반대 성명 이후 경기남부(15일)→충남ㆍ부산, 대구ㆍ경북(16일)→충북 및 광주ㆍ전남(17일)→인천(19일) 등 전국에서 반대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경찰청장 자문기구인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경찰국 신설은 경찰 독립성을 침해하고 권력 예속을 강화한다”며 “그것이 시민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은 역사가 실증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인권위는 민간위원 12명, 경찰청 차장 1명으로 구성된다.
14만 경찰의 조직적 항명이 거세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자문위가 권고안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문위는 권고안에 치안정책국 신설을 비롯해 ‘경찰청 지휘규칙’ 제정, 경찰 고위직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행안부 장관의 인사 제청권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A 자문위원은 “위원장이 마련해 회람한 권고안 초안을 보면 당초 회의에서 논의된 수위보다 확실히 톤다운됐다”고 했다. B 자문위원도 “권고안에 구체적 내용을 담긴 어렵다”며 “방향성 정도만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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