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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출근길 시위 재개에... 경찰 "국민 발 묶는 시위 사법조치 할 것"

입력
2022.06.20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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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 운행 40분 넘게 지연
"기재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해야"
경찰 "법 질서 확립은 시대적 과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가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시위의 일환으로 목에 사다리를 쓰고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자 경찰이 나서 강제 이동 조치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가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시위의 일환으로 목에 사다리를 쓰고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자 경찰이 나서 강제 이동 조치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0일 일주일 만에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열차 운행이 40분 가까이 지연되자, 경찰은 앞으로 시민 편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시위를 엄단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하행선 열차에 올라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처음 열린 이후 30번째 출근길 시위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기획재정부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어떠한 답도, 만남의 약속도 듣지 못했다”고 시위 재개 이유를 밝혔다. 장애인 권리예산은 활동지원, 탈(脫)시설, 장애인 이동ㆍ노동ㆍ교육 등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해 전장연이 정부에 요구하는 금액이다.

전장연은 오전 8시 6분쯤 삼각지역에 도착해 열차 출입문 4개에 전동 휠체어를 세워두거나 사다리를 끼우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에 경찰은 시민 불편을 이유로 수차례 경고방송을 했고, 전장연 측이 응하지 않자 병력을 투입해 출입문 사이에 낀 사다리를 빼는 등 강제 이동 조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몸싸움도 있었지만, 주최 측이 사다리를 치우고 탑승 시위를 하겠다고 해 더 이상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장연은 오전 8시 50분쯤 사당역에서 상행선 열차로 갈아탄 뒤 시위를 이어갔다. 한 시민이 “청와대나 국회에 가서 시위하라”고 비난하자, 활동가들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고 싶어서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10시 회현역 기준 상행선은 48분, 하행선은 43분 각각 지연됐다. 전장연은 기재부가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매주 출근길 시위를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경찰이 향후 불법 시위에 단호한 대처를 예고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연 시위를 콕 집어 “국민의 발을 묶어 의사를 관철하려는 상황에 대해선 엄격한 법 집행으로 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며 사법 조치를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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