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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 7초의 승부... 1차 때 못 넘은 초속 7.5km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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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넘어 광활한 우주로 비상하는 누리호는 21일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오른다. 발사의 클라이맥스는 10, 9, 8, 7 긴장된 카운트다운과 불 뿜는 지상 발사 장면이지만, 이동-점검-연료 주입-발사-비행-궤도 진입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이다.
누리호는 발사 후 16분 7초간 비행해 고도 700㎞ 상공에 위성을 안착시키는 최종 임무를 떠안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뼈아픈 실패도 경험했던 터라 위성이 분리되는 발사 967초 시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누리호 최종 점검은 발사 당일인 21일까지 이어진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당일 오후 회의에서 △기술적 준비상황 △날씨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발사 시각을 최종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오후 4시 발사가 유력하다.
연료 주입은 발사 4시간 전부터 이뤄진다. 공급라인과 탱크를 먼저 냉각한 뒤 산화제(액체산소)와 연료(케로신)를 충전한다. 충전을 완료하고 발사체 기립장치가 철수하면 모든 발사 준비는 완료된다.
이때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이고 기상 등 환경에 이상이 없다면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 자동운용모드를 작동한다. 컴퓨터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상 유무를 다시한 번 확인한 뒤, 이상이 없으면 자동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고 곧 1단 엔진이 점화된다.
1단 엔진 4기는 2기씩 0.2초 간격으로 점화된다. 4기의 엔진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마치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하는 게 관건이다. 추력이 목표치인 300톤에 도달하면 지상 고정장치가 해제되고 드디어 발사체가 이륙한다.
화염을 뿜으며 하늘을 가르는 누리호는 속도가 워낙 빨라 지상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발사체는 이륙 2분 7초(127초) 만에 고도 59㎞에 올라 1단 연소를 끝난다. 뒤이어 2단 로켓이 점화하는데, 우주의 경계로 간주되는 고도 100㎞ 지점도 이 로켓으로 통과한다. 발사 3분 53초(233초) 후엔 공기 마찰이 거의 없는 고도 191㎞에 도달하고, 이제는 필요 없어진 위성 보호 덮개(페어링)를 분리한다.
이제 남은 건 3단 발사다. 2단을 지구 쪽으로 떨궈내고 가장 작은 모습이 된 누리호는 발사 후 4분 34초(274초) 지점 258㎞ 고도에서 마지막 남은 3단 엔진에 불을 켠다.
3단 로켓은 521초간 추력을 발휘하며 누리호를 700㎞ 고도까지 밀어올린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땐 필요시간보다 연소시간 46초가 부족해 목표 속도(초속 7.5㎞)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연소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당시 산화제가 일부 누설됐던 것으로 보고, 이번에 헬륨탱크 고정장치 등을 강화했다.
누리호가 1차 때 넘지 못한 벽을 넘어선다면 '위성 안착'이라는 임무를 본격 수행하게 된다. 발사 후 14분 47초(897초)쯤 약 162㎏의 성능검증위성을 먼저 분리한다. 이때 고도(700㎞)와 속도(초속 7.5㎞)라는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지구 저궤도 안착이 가능하다. 16분 7초(967초)에 약 1.3톤의 위성모사체(더미 위성)까지 분리하면 누리호의 임무는 종료된다.
누리호가 임무에 성공했는지는 발사 약 30분 뒤 위성 분리 관련 데이터 확인을 통해 알 수 있다. 성능검증위성과의 첫 교신은 발사 42분 23초 후 남극 세종기지에서 이뤄진다. 항우연은 발사 1시간 10분 뒤(오후 4시 발사 기준 오후 5시 10분) 언론브리핑을 예정했는데, 이때 누리호의 대략적 성공 여부가 처음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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