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인증,
일반 제품보다 탄소 더 배출해도 준다?

입력
2022.06.29 15:00
[그린워싱 탐정]
3년간 탄소배출 3.3% 줄인 경우 등 부여
높게 배출하다 조금 줄여도 '저탄소' 인증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제품에 저탄소인증이 표시돼 있다. 김현종 기자

‘저탄소 인증’은 환경부 인증 제도 중 환경성적표지와 쌍을 이룬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생산·폐기 시 탄소 배출량 등을 측정하면 부여)을 받은 제품 중 탄소 배출량을 줄인 경우 등에 부여된다. 환경성적표지로 배출량을 파악한 뒤, 저감 노력을 해서 저탄소 인증까지 받으라는 게 제도의 '큰 그림'이다.

그러나 저탄소 인증 역시 그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저탄소 인증은 △이전 환경성적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3.3% 이상 감축하거나 △배출량이 과거 6년간 동종제품 탄소배출량의 평균보다 낮은 경우 부여된다.

환경성적표지는 유효기간이 3년이다. 재심사를 받으면 인증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때 탄소배출량을 3.3% 이상 감축했거나 6년간 동종 제품 탄소배출량 평균보다 낮으면, 신청 시 저탄소 인증을 부여해준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처음 받은 경우는 '동종 평균' 관련 기준만으로 저탄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한국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조차 맞추지 못하는 느슨한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의 2030NDC는 2018년 대비 40%다. 매년 4.17%씩 감축해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저탄소 인증 기준인 '3년에 3.3%'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공개된 환경성적표지 및 저탄소인증 목록 중 레미콘(25-30-150)의 탄소배출이 많은 순으로 추려봤다.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데도 저탄소인증을 받은 제품(초록색 칸)들이 상당하다. 환경성적표지 홈페이지

인증 부여 기준의 허점 때문에 저탄소 인증 제품의 탄소 배출량이 일반 제품보다 높은 경우가 상당하다. 다른 제품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다가 조금만 줄여도 인증을 받아서다.

예컨대, '흥국산업'은 레미콘(규격 25-30-150) ㎥당 탄소 291㎏을 배출해 저탄소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당 탄소 168㎏을 배출한 '강원'은 저탄소 인증이 없다. 약 1.73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제품이 오히려 '저탄소'라고 인증을 받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흥국산업은 3.3% 감축에 성공해 동종 평균보다 배출량이 높아도 인증이 부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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