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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막아버린 한남동 대통령 관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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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공관 건물에 나 있던 창문 여러 개가 완전히 폐쇄되거나 개조된 모습이 20일 한국일보 카메라에 포착됐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옛 청와대 관저와 달리 남산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만큼, 경호상 이유로 창문을 폐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남산 산책로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진과 공사 시작 전인 지난달 3일 촬영된 사진을 비교해 보면, 업무동(오른쪽 앞) 창문 7개 전부와 주거동(왼쪽 뒤) 2층의 창문 10개 중 4개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산 방향 17개 창문 중 11개가 가려진 것이다. 창문이 있던 자리에 아예 벽면을 새로 세우거나 창틀을 철거하고 그 자리를 밀폐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임시 가림막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폐쇄되지 않은 나머지 창문들은 구식 미닫이형에서 고정형으로 개조됐다.
대통령 관저는 사적 공간인 동시에 업무의 연장 공간으로 경호와 보안 유지는 필수다. 남산 기슭 매봉산 중턱에 위치한 외교부 장관 공관은 동·남·북쪽으로는 숲에 가로막혀 외부 접근이나 관측이 불가능하나, 서북쪽으로 훤히 트여 있어 남산 산책로나 이태원동의 고층 건물, 빌라 등에서 쉽게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조명에 의해 실내가 외부보다 밝아지는 밤 시간 대 내부 상황이 창문을 통해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경호 및 보안상 안전 확보를 위해 창문을 폐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창문 폐쇄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경호상의 이유로 보이기는 하나, 만약 이게 어떤 경호적인 사유라면 경호처에서도 당연히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확인을 거부했다
남산 산책로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1.5㎞에 달한다.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나, 산책로의 고도가 더 높은 데다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없어 육안으로도 공관 앞마당의 대형 태극기가 선명하게 보일 만큼 가깝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날 산책로를 지나던 시민들이 대통령 내외가 입주할 새 관저를 발견하고는 신기해 하며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한편, 이날 외교부 장관 공관은 마무리 공사에 나선 관계자들과 차량들로 북적였고, 마당 한쪽엔 공사용 철근 등 자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이달 말쯤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고 나면 다음 달 초쯤 관저에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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