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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성조숙증일까요?

입력
2022.06.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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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건강 칼럼]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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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자 아이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자 아이의 경우에는 만 9세 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진단할 수 있다.

이러한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국내 성조숙증 환아는 16만6,645명으로 나타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5년 전보다 74%나 증가했으며, 이 중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7배가량 많다.

최근 아이들의 사춘기 시기가 부모 세대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모습을 보며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만약 8세 이전의 여자 아이에게서 △유방이 발달되거나 △음모와 겨드랑이털이 자라거나 △초경이 시작되거나 △여드름이 나는 경우라면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9세 이전의 남아에게서는 △고환이 커지기 시작하거나 △음경이 길어지거나 △몽정을 하거나 △얼굴에 수염이 나고 목젖이 나오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물론 증상만으로 성조숙증을 진단하지는 않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 전문의는 사춘기의 시작 시기, 2차 성징의 진행 속도, 성장 속도나 뼈 나이, 호르몬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성조숙증을 진단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여자 아이의 경우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게 된다. 그만큼 성장이 일찍 끝나게 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목적은 최종 성인 키를 높이고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하게 되면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것이다. 최종 키를 높이려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미 초경을 하거나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되었다면 가능한 일찍 병원을 찾아 검사 받기를 권한다.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 이전 성장 속도로 오랫동안 자랄 수 있도록 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주사를 4주 간격으로 맞는 것이다. 치료받는 동안 1년에 4~6㎝ 정도는 자라게 된다. 최근에는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맞는 주사가 보급되어 이전보다 치료가 편해졌다.

흔히 성조숙증 치료가 성장을 억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장을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키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만일 치료 시기를 놓쳐 늦게 병원을 찾으면 최종 키를 높이기 어려울 수 있다. 치료하면서 주의할 사항은 병원 진료 일정에 맞춰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약 효과가 떨어지면서 사춘기가 다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생활 습관만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성조숙증을 진단받는 아이 중 비만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전ㆍ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춘기가 시작되므로 예방법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등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상태 및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성조숙증을 전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성조숙증 증상]

<8세 이전 여아 대상>

◦유방이 발달되거나 가슴 멍울이 잡힌다.

◦음모가 겨드랑이 털이 자라기 시작한다.

◦초경이 시작된다.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다.

◦냉과 같은 분비물이 발생한다.

◦일시적으로 키 성장이 증가한다.

◦겨드랑이 냄새가 난다.


<9세 이전 남아 대상>

◦고환이 커지기 시작한다.

◦음경이 길어지고 검은색으로 변한다.

◦음모와 겨드랑이 털이 자라기 시작한다.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다.

◦겨드랑이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얼굴에 수염이 나고 목젖이 나온다.

최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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