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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목·일자목 방치하다간 자칫 팔다리 마비 등으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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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통증은 전 인구의 60%가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이다. 일시적인 것은 괜찮지만, 40대 이상에서 3~6개월 이상 목 통증이 계속된다면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ㆍ경추 신경경증)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하는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목 디스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 비대면 생활에 필수인 스마트폰ㆍ태블릿ㆍ노트북 등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랫동안 목뼈가 휘어진 자세를 취해서 생긴 현상이다. ‘거북목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경추 후만증은 잘못된 자세로 목 주위에 다양한 통증뿐만 아니라 병까지 초래할 수 있다.
‘척추 질환 전문가’ 최성훈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최 교수는 “경추 후만증은 가장 흔한 경추(頸椎ㆍ목뼈ㆍcervical vertebrae) 변형 형태의 하나로 목 통증이 주증상으로 예후가 좋은 ‘경추 신경근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중추신경이 눌리는 ‘경추 척수증(cervical syndrome)’이 되면 초기에는 척추 신경근증(목 디스크) 같은 증상을 보이지만 손발 저림ㆍ보행장애ㆍ팔다리 마비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북목증후군이라 불리는 경추 후만증을 설명하자면.
“경추 후만증(forward head posture, text neck syndrome)은 C자 형태를 띠는 경추(목뼈)가 일(一)자 형태가 변형되거나 심지어 역C자 형태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ㆍ어깨 주변에 통증이 생기는 증상을 포함한다. 거북이 바깥을 보기 위해 목을 뺀 자세와 비슷하다고 해서 ‘거북목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경추 후만증은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사용 증가로 눈을 오랫동안 아래로 보게 되면서 목이 크게 휘어지는 것이 주원인이다. 아래를 오래 보면 전방 주시를 위해 상위 목뼈가 지나치게 올려진다. 이를 위해선 턱을 들어올리는 듯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거북목증후군의 특징적인 자세다.”
-거북목 자세가 계속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지렛대 원리를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물건을 들 때 몸에서 팔이 멀어진 채로 물건을 들려면 더 무겁게 느껴지고 오래 들기 힘들다. 거북목증후군에서는 두개골이 몸의 무게중심 축보다 전방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두개골을 지탱하는 목 주위 근육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돼 쉬 피로하고, 척추가 더 변형된다.
중립 위치에서 목 근육이 담당하는 하중은 5~6㎏ 정도이나 목이 전방으로 30도 휘면 목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은 20㎏나 되고, 목이 60도 휘면 목 근육에 가해지는 무게는 30㎏가 넘는다.
즉, 몸의 무게중심보다 멀리 있는 머리를 받치기 위해 목에 연결된 근육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이처럼 역학적으로 불리한 자세로 오래 일하면 목 근육이 쉽게 피로하고, 목과 이와 연결된 어깨 주위 관절에 통증이 발생한다.
덧붙여 거북목이라고 해도 병적인 상태와 정상적으로 관찰될 수 있는 상태를 구분해야 한다. 목 뒤쪽이 불편하지 않는 무증상 환자를 X선 촬영한 결과, 30% 정도의 환자에게서 일자목이었고, 60~70% 정도에서만 목뼈가 정상이었다. 특히 젊은 사람일수록 목의 전만(前彎ㆍ앞으로 볼록하게 굽음)이 줄어든 경우가 많았으며 나이 들면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목 전만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자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병적인 상태인 것은 아니다.”
-목 디스크는 다른 질환과 어떻게 구분하나.
“목 디스크는 의학적으로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디스크라고 하는 추간판(椎間板ㆍintervertebral disc)은 허리뼈 사이를 받쳐주는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추간판이 퇴행해 추간판 내부 수핵을 보호하는 섬유륜의 탄성이 줄어들면 내부 수핵이 뒤로 이동한다. 수핵이나 섬유륜이 탈출되면(삐어져 나오면)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를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추간판은 주로 후방으로 탈출하며, 후방에는 중요한 신경 구조물인 척수신경과 신경근이 있다. 이들 신경 구조물이 압박되면 통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보행장해ㆍ팔다리 마비 같은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다.
그런데 목 뒤쪽에 있는 신경은 세포 구성이 달라 압박되면 증상ㆍ예후가 다르다. 중추신경(中樞神經ㆍcentral nerve)의 일종인 척수신경이 압박되면 팔다리 마비가 생길 수 있는 ‘경추 척수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신경근ㆍ척수에서 나눠진 말초신경인 신경근(神經根ㆍ신경뿌리ㆍnerve root)이 압박되면 주증상이 통증인 ‘경추 신경근증’이 생긴다.”
-경추 신경근증은 일반인에게 낯선 질환인데.
“경추 신경근증과 경추 척수증은 둘 다 경추 내부 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중 말초신경이 압박되는 경추 신경근증은 10만 명당 83명 정도가 발생하는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좀 더 많이 발생한다.
경추 신경근증은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디스크)으로 인한 신경근 압박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추간공 협착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주증상은 목 통증, 팔 방사통(放射痛ㆍspinning chimneyㆍ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통증),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등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두통, 턱관절 통증, 후두부 통증, 어깨 주위 통증 등 다양한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생기는 주원인은 기계적인 압박과 염증 반응이다. 하지만 영상 검사에서 기계적 압박이 심해도 염증 반응을 억제하면 통증이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심한 목 통증, 팔 방사통을 호소하는 환자라 할지라도 적절한 약물 치료, 신경근 차단술 등 시술을 받으면 통증이 줄어든다.
경추 신경근증은 적절한 보존 치료를 하면 환자의 75~90%에서 예후가 양호해 수술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다만 어떤 환자에게 수술하고 어떤 환자에게 보존적 치료를 할지는 정하는 데에는 아직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신경학적 결손이 심하지 않거나 중추신경이 눌리는 경추 척수증이 확실하지 않으면 먼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경추 척수증은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데.
“경추 척추관 내부 중추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 경추 척수증은 말초신경이 눌리는 경추 신경근증과 증상ㆍ예후가 다르다. 경추 척수증은 통증이 주증상이 아니고 손발 저림이 나타난다. 특히 고개를 숙였을 때 등ㆍ다리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저림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미세한 동작을 하기 어려워지는데 젓가락질할 때 음식을 자주 놓치고, 단추 채우기, 글씨 쓰기, 설거지하기 등을 하기 쉽지 않다. 또한 몸 균형을 잡는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걸을 때 한 발이 땅에 닿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걷거나 한쪽으로 넘어지려고 할 때가 적지 않다. 게다가 경추 후만증이 있으면 척추관 내부 중추신경인 척수의 10% 정도가 늘어지면서 피가 제대로 돌지 못해 경추 척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경추 척수증 환자의 75% 정도는 증상이 점점 악화돼 팔다리 마비가 생기게 된다. 일정 기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조그마한 외상을 입어도 보행장해, 미세 동작 불가능, 대소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보존적 치료에 예후가 양호한 경추 신경근증과 달리 경추 척수증의 주된 치료법은 감압 수술을 받는 것이다.
경추 척수증은 구조적인 신경 악화가 생기기 전에 수술로 감압이 됐다면 예후가 양호하다. 중추신경이 압박된 경추 추간판 탈출증(목 다스크)도 수술을 꺼려 보존적 치료만 받으면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경 감시 장치 하에서 시행하는 ‘미세 감압술’, 최소 침습으로 이뤄지는 ‘척추 후궁 성형술’ 등으로 합병증을 줄이면서 신경을 감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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