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난 여드름? 우습게 보다간 큰 코 다쳐

입력
2022.06.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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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 방치하다간 자칫 목숨 잃을 수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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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의자에 앉을 때마다 엉덩이가 불편해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뭔지 알 수 없어 손으로 만져 봤더니 동그랗고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지는 게 느껴졌다.

‘엉덩이에 여드름이라도 난 것인가?’라는 생각과 동시에 누군가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혼자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점 통증이 심해져 의자에 앉기 조차 힘들어지면서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여드름이 아닌 종기 진단을 받아 수술을 앞두고 있다.

종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지만 가볍게 보고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도 종기로 고생하거나 생명을 잃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문종ㆍ효종ㆍ정조가 종기로 목숨을 잃었고 조선 왕조의 27명의 왕 가운데 12명이 종기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을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방송인 홍석천씨도 올해 초 한 프로그램에서 엉덩이 종기로 고생했던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홍씨는 초기에 종기를 방치하다가 갑자기 열이 39도까지 올라가고 오한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응급실에서 치료를 하고 회복했지만 의료팀은 그에게 조금만 더 늦었다면 엉덩이 종기가 계속 곪아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종기는 대부분 다양한 원인으로 우리 몸의 털이 자라나는 모낭 속에 염증이 진행되거나 감염돼 피부가 볼록 솟아오르는 등 결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낭이 있는 부위에서는 어디든지 종기가 생길 수 있지만 흔히 얼굴ㆍ목ㆍ겨드랑이ㆍ엉덩이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땀이 많이 나거나, 습진ㆍ면도 등으로 피부 방어막이 손상되거나, 잦은 피부 마찰 및 눌려지는 등 피부가 불결할 때 많이 발생된다.

종기는 처음에는 만지면 아프고 단단한 붉은 결절로 시작해 점자 커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노란 고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으로 살짝 눌리면 물렁물렁하게 변하다가 완전히 곪으면 고름이 터져 배출된다. 배출된 종기는 색소 침착 및 흉터를 남기고 시간이 경과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단순 종기는 치료하지 않고 종기 부위를 온찜질하면 화농이 돼 고름이 쉽게 배출될 수 있다. 하지만 △발열ㆍ오한 등 전신 증상이 있거나 △종기 주위 연조직염 및 기타 피부 질환이 의심되거나 △코 주변, 콧속, 귓속에 발생했거나 △병변이 크거나 △자주 재발하면 전문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라면 항생제 등 약물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병변 주변을 마취하고 고름을 짜내거나 직접 종기를 수술로 절제할 수도 있다. 수술까지 이르면 피부에 흉터가 크게 생길 수 있고 치료 기간도 길어지므로 종기가 생기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조호영 대동병원 외과 과장은 “일반적으로 종기를 여드름 정도로 가볍게 여겨 치료하지 않거나 오염된 손이나 기구를 이용해 제거하기도 한다”며 “잘못된 방법이나 시기 등으로 인해 2차 감염 등이 발생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최악의 경우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등 합병증을 겪거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평소 종기 예방하려면 몸을 청결히 하며 통기성이 좋은 의류를 입는 것이 좋다. 종기가 자주 발생한다면 되도록 덥고 습한 환경은 피하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빨래는 삶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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