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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들, 대학들과 손잡고 정규 과목 속속 개설

입력
2022.06.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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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속속 대학과 손잡고 학과 교육과정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개발자 등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은 회사를 알려 미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대학에서는 산업 현장의 흐름을 학생들에게 발빠르게 전달하며 취업률을 높일 수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들이 주로 했으나 이제 스타트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식인, 딥노이드, 온더, 더블미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대학들에 교과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외식인은 숙명여대와 함께 문화관광외식학부 내 르꼬르동블루 외식경영전공학과에 품질관리 측정도구 개발 및 미스터리 쇼퍼 과목을 개설했다. 미스터리 쇼퍼는 소비자를 가장해 매장을 방문해서 매장 상태와 서비스 품질 등을 측정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외식인의 고객사 중 일부 외식업체에서 현장 실습 을 수행하고 학점을 받게 된다. 외식인 관계자는 "과목을 이수하면 3학점을 받는다"며 "학생들이 쉽게 하기 힘든 현장 체험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인과 숙명여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미스터리 쇼퍼 과목을 수강 신청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외식인 제공

외식인과 숙명여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미스터리 쇼퍼 과목을 수강 신청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외식인 제공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딥노이드는 부산대 의대에 '노 코딩' 과정을 정규 과목으로 개설했다. 노 코딩이란 따로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아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기법이다. 딥노이드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본과 1, 2학년생들에게 노 코드 기술과 AI 의료영상 시스템 사용법 등을 가르친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의대생들이 노 코드를 배우면 나중에 의사가 돼서 진료 과정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 수 있다"며 "딥노이드의 AI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온더는 하반기부터 고려대와 함께 정보보호대학원 금융보안학과에 블록체인 전공 석사과정을 개설한다. 이 과정은 졸업 후 온더에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다. 덕분에 지난달 실시한 신입생 지원 경쟁률이 2.4 대 1에 이른다.

온더는 앞으로 5년간 매년 3억5,000만 원씩 총 17억5,000만 원을 고대에 발전기금과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해당 전공 학생 10명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전공생들은 2년 과정 중 1년을 온더가 고려대 안암캠퍼스에 마련한 거점 오피스에서 블록체인 프로그래머 업무를 수행하며 월급을 받는다. 이후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온더의 개발자로 일할 수 있다. 심준식 온더 대표는 "블록체인 전문인력이 필요해 전공 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더블미는 한양대 교육공학과와 메타버스를 이용한 교과과정을 공동 개발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교과과정 개설이 대학과 스타트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및 전문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에게 숨통을 트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학들도 취업률을 높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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