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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선 '이대남녀'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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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이면 복잡한 도로 위에서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다. 매연 사이로 끼어드는 차량 속에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일까? 덜 복잡하고 한적한 곳으로 떠나 여유로운 나로 살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채 잦아들기도 전인 지난 2월 경북 의성 동부권역의 대표 관광지 조문국(召文國) 사적지를 걷고 있었다. 조문국은 마한, 진한, 변한으로 널리 알려졌던 삼한 시대의 부족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사 시간에 정말 집중해 들었다고 자부하는데 학창 시절을 더듬어 떠올리려 노력해봐도 조문국이란 이름은 떠오르질 않는다. 기억에서 소환되지 않는 현상이 나의 무지 탓만은 아니다. 역사서에는 단 몇 줄의 기록만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조문국 사적지를 걷고 있으면서 널리 알려진 전국 관광명소인 경주 고분군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문국을 걷고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관광이 목적은 아니었다. 나는 2018년 소셜벤처 콰타드림랩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인 청년인구 유출과 인구 고령화로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의성 동부권역의 도시청년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었다. 관계자들과 몇 차례 인터뷰를 하고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도시청년들을 위한 대안적 삶의 탐색지로 의성 동부권역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지 돌아보고 있었던 셈이다.
도시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힐링과 쉼을 찾아 지역 시골을 체험해보는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현재 여러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다. 콰타드림랩이 기획하고 있던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청년 특화성을 추구했다. 프로그램은 바쁘고 여유가 없는 도심생활에 지친 청년들에게 대안적 삶의 목적지로서 시골에서의 삶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취업과 창업을 통해 이 지역에서의 정주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것도 주요 목적이다.
시골에 온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시골에서 어떻게 먹고살지에 대한 물음이었다. 청년들은 기존 정착 청년 기업인들과 마을 기업들을 방문하며 취업처와 창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했다. 어느덧 6주 프로그램이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안적 삶을 모색하러 수도권에서 온 청년들 대다수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50%가 도심생활을 떠나 막 체험을 마친 시골에서 정주를 희망하고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시골에 한번 살아볼까 하고 전국 여러 도시에서 모인 청년들에게 물어보았다. 시골에서 정말 좋았던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시 도시로 떠나는 청년과 시골에 남은 청년, 모두에게서 공통의 목소리도 있었다. 도시에서 온 청년들은 하나같이 '도시에서는 수많은 청년 중 하나에 불과했던 반면, 이곳에서는 가는 곳마다 환영받고 주목받아 스타가 된 기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마을을 20분째 걸어다녀도 마주하는 건 대다수가 할아버지, 할머니뿐이니 정말 공감이 된다.
도시생활에 지친 우리 청년들이 새로운 대안 목적지로 환영받는 시골을 한번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도시와 농촌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동시에 시골과 도시에서 각각 차고 넘치는 자원 중 서로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 순환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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