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등으로 조혈모 세포 이식 받으면 '2차 암' 발병 위험 커져

입력
2022.06.1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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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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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등 혈액 암으로 조혈모 세포 이식 치료를 받으면 ‘2차 암’에 걸릴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조혈모 세포 이식 환자는 국가 암 검진을 적극 활용하는 등 2차 암 예방을 위해 더 주의해야 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톨릭 혈액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02년 1월~2018년 12월 혈액 질환으로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5,177명을 분석한 결과다.

조혈모 세포 이식은 백혈병ㆍ악성 림프종ㆍ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 종양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 화학 요법이나 전신 방사선 조사(照射)를 통해 암세포를 제거한 뒤 건강한 조혈모 세포를 이식해 혈액 암을 사멸시키는 가장 상용화된 세포 치료법이다.

특히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은 혈액 암에서 완치적 치료법 및 이후 합병증을 조절하는 것이 성공적인 조혈모 세포 이식 결과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이다.

연구팀은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와 이에 상응하는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지 않은 건강한 일반 군 5,177명을 추출해 기존 혈액 질환 외 다른 고형 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동종 조혈모 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는 일반 군보다 고형 암 발생 위험이 1.7배 높았다. 암종별로는 위암 위험이 3.7배로 가장 크고 두경부암, 부인암, 갑상선암, 대장암이 각각 3.2배, 2.7배, 2.1배, 2배로 높았다.

연구를 주도한 혈액병원 박성수 혈액내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조혈모 세포 이식 치료 후 2차 암 발병 위험이 확인됐지만 국내 빅데이터로 입증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조혈모 세포 이식 치료를 받은 환자는 국가 암 검진 등 건강검진을 적극 활용해 혈액 질환 외 발생할 수 있는 악성 종양도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혈액병원장인 김희제 혈액내과 교수는 “혈액 암을 치료하기 위한 조혈모 세포 이식 치료, CAR-T를 포함한 세포 면역 치료는 예기치 않은 전신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면밀히 관찰해야 하므로 혈액 질환 악화만이 아닌 환자에게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인용지수:7.396)’에 정식 게재에 앞서 온라인판 최근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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