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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컴퓨터 오래 사용하는데 손가락이 '찌릿찌릿'하다면…

입력
2022.06.1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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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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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이모(53)씨는 오래 전부터 엄지와 검지, 중지가 저린 증상을 느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했다. 그런데 최근 찌릿찌릿한 느낌이 잦고 물건을 들다가 자주 떨어뜨렸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자다가 깨는 등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손목터널증후군이라 불리는 ‘수근관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손목의 손바닥 쪽에 위치한 수근관(手根管ㆍcarpal tunnel)은 손목뼈와 횡수근 인대 사이에 있는 터널 형태의 작은 통로다. 엄지 움직임과 엄지·검지·중지ㆍ약지의 엄지 쪽 반절 감각을 관장하는 정중신경(正中神經ㆍmedian nerve)과 힘줄이 지나간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수근관 내 압력이 증가하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바닥과 엄지·검지·중지 저림, 감각 이상, 무지구 근육(엄지손가락 움직임에 관여하는 손바닥 근육) 위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한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자다가 깨는 등 수면 질까지 떨어질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환자가 가장 많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장시간 사용하는 미용사ㆍ조리사ㆍ주부 등이나 임신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ㆍ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에 의해 환자의 이상 유무를 조사하는 검사법)를 우선 시행한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근전도 및 신경 전도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 방사선이나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 정도, 기간, 원인, 전신 상태를 고려해 치료법을 택한다. 증상이 약하고 오래되지 않았다면 부목 고정, 약물,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됐거나 비수술적 치료에 실패했다면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손바닥 쪽 횡수근 인대를 잘라 수근관 내 압력을 줄이는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피부를 3~4㎝ 절개하는 ‘최소 절개 수근관 유리술(遊離術)’이나 ‘내시경적 수근관 유리술’ 등이 있다.

김영환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수근관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장 흔한 특발성 수근관증후군은 손목과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구부리고 펼 때 생기는 ‘수근관 내 압력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따라서 손목과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손목이 꺾인 상태에서 장시간 일한다면 중간 중간에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비스듬히 누워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눕는 자세나 손을 베고 엎드려 자는 자세 등은 수근관증후군에 좋지 않은 자세이므로 피해야 한다.

수근관증후군은 늦지 않게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중년 주부가 일상적인 통증으로 여겨 증상을 상당 기간 방치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

이때는 이미 감각 소실, 근 위축 등 치명적인 손상이 생겨 수술 후에도 일부 증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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