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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23일 넘길 땐 장기화... 장마·태풍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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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수위 측정장치)에 이상이 생겨 발사가 미뤄진 누리호에 대한 점검은 16일 본격화됐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 얼마만큼의 점검·보완이 필요한지가 아직은 불분명해, 누리호가 언제 다시 발사대에 설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다.
16일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늘 내부를 살피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점검 후 이상 부분이 확인되면 교체와 보완하는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항우연의 점검 결과 만약 단순한 기기의 문제라면 예비품 교체로 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회로 시스템의 문제 등 근본적인 이상이라면 뜯어내야 하는 범위가 더 넓어진다. 시스템 문제가 해결됐다고 끝은 아니다. 그 문제가 왜 발사체 기립 단계에서야 발견됐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점검 단계에서 발견 못 한 문제가 발사 단계에서 발견되는 일이 다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발사 지연이 매우 길어질지 아닐지를 가르는 기준점은 23일이다. 누리호는 2차 발사를 위한 발사 예비일을 23일까지 받아 놓은 상태. 고 본부장은 "탱크 연결부 작업이 끝나면 (23일까지 끝낼 수 있을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을까지 가는 상황은 저희도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이날을 넘기면 발사일을 다시 정해 국제사회에 통보하는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발사체 비행 경로 인근의 해상과 공역을 통제해야 하고, 1·2단 로켓과 페어링(위성 덮개)은 일본이나 필리핀에 가까운 해역에 떨어지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사일 재선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를 거쳐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일정을 통보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이견이 있으면 일정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어, 최종 발사일이 나올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4주(1, 2주로 당기는 것도 가능)가 소요된다.
문제는 다음 발사일을 정할 즈음이면 장마와 태풍이 곧 한반도에 닥쳐온다는 점이다. 일단 장마가 시작되면 이송부터 발사까지 이틀 연속으로 맑은 날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발사와 준비를 위해선 주변 지상 풍속이 평균 초속 15m 이하, 순간 최대 초속 21m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고층풍은 200㎪(1파스칼은 1㎡ 넓이에 1뉴턴의 힘이 가해질 때의 압력) 이하여야 하고, 발사체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번개도 주의해야 한다.
사실 이번에 발사일(원래 6월 15일)을 택일하는 데도 장마가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발사일 결정 시 과기부는 "고흥 지역에 지난 10년간 장마 시기와 시작하는 시기를 봤다"며 "(장마가) 18일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빠른 일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발사 직전 연기가 결정되는 것은 우주개발사에선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천문학적인 금액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사업인 데다 약간의 오류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강행보다는 연기가 정석이다.
유럽연합(EU) 우주발사체 아리안5는 2006년 2월 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장비 이상으로 발사가 3일 뒤로 연기됐다. 이어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발사를 다시 연기했다가 3월 9일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이번엔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발사가 중단됐다. 결국 3월 11일 네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는 2009년 6월 13일 연료 주입 지상 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6차례나 더 연기한 끝에 7월 15일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에 2차 발사가 지연된다고 해도 항우연은 내년 초 예정된 3차 발사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우연은 "3차 발사의 기체 부분은 이미 조립 착수한 상태"라며 "문제가 된 센서는 해당 제품 단품의 문제로 보여서 3차까지 미루는 것은 일절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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