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우뚝 섰던 누리호 다시 누웠다... 센서 이상으로 발사 연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16일 예정됐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발사가 다시 연기됐다. 첫 번째 연기는 비ㆍ바람 등 기상 탓이었지만, 이번에는 산화제 탱크에서 이상이 발견된 때문이다. 수직으로 서 있던 누리호를 다시 내려 정밀 점검 과정을 거쳐야 해, 언제 다시 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1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기립 후 발사대 점검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1단 산화제 탱크 레벨센서(수위 측정 장치)가 비정상적 수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는 "(발사대에) 서 있는 상태에서는 내부 점검이 어려워 현재 상태로는 발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날씨 문제로 하루 연기돼 16일로 예정됐던 누리호 발사는 잠정 연기된다.
문제가 발생한 센서 부위는 산화제가 충전될 때 수위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기체가 기립하고 전기가 연결된 뒤엔 센서 값에 변화가 생겨야 하는데, 이날 누리호 1단 산화제 탱크 센서에선 신뢰할 수 없는 값이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본부장은 "현재로선 센서 자체가 문제인지 전기선이 문제인지, 아니면 신호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값으로 바꿔주는 터미널 박스 장치가 문제인지 알 수 없다"며 "이를 정확히 확인한 후 추후 발사 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원인 규명과 보수 작업을 거쳐 발사관리위원회를 소집한 뒤 정확한 발사 일정을 다시 정할 예정이다.
누리호에서는 이날 오후 2시 5분쯤 센서 이상이 확인됐고, 기술진이 기술 검토와 현장 조치 시도를 거쳤지만 기체가 서있는 상태에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발사관리위원회는 오후 5시 회의를 열고 발사체를 다시 눕혀 조립동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항우연은 먼저 점검창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1차적으로 원인을 찾아낼 예정이다.
이날 오전까지 누리호 발사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전 7시 20분 조립동을 출발한 누리호는 약 한 시간 동안 차량에 실려 1.8㎞ 거리에 있는 발사대로 천천히 이송됐다. 제2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를 이렉터(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우는 장치)에 고정하고, 수평으로 누워 있던 기체를 세워 발사 패드에 고정하는 데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오후엔 누리호에 추진제(연료 및 산화제)를 주입할 엄빌리칼 연결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후 3시 20분쯤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장에 '발사대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전달되면서 오후 3시 30분으로 예정됐던 준비 현황 브리핑이 기약 없이 연기됐고, 오후 4시 45분쯤엔 발사가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왔다. 결국 오후 5시 15분부터 시작된 공식 브리핑을 통해 항우연은 "내일(16일) 발사는 불가능하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항우연은 원인 분석과 조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이지만, 발사 예비 기간으로 설정된 23일보다 일정이 미뤄질 경우 국제사회 통보 절차 등을 다시 밟아야 한다. 이달 말부터는 장마 기간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태풍 북상 가능성도 있어 발사 일정이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일정 그대로 진행하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좀 더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가야만 하는 길이기 때문에, 더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