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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블랙리스트' 윗선 수사에 민주당 격앙..."정치 보복의 시작"

입력
2022.06.15 17: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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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일" 반응 속 "文 노리나" 촉각
수사 본격화 시 당권 경쟁 구도에 영향
전현희, 한상혁 국무회의 배제도 비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향할 조짐이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보복 수사"라며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예고된 수순'으로 보고 내부 결집 기회로 삼으려는 모습도 보인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박상혁 의원에 대한 수사 개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예고했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보복 수사의 시작"이라고 규정한 뒤,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대응 기구도 만들겠다"며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청와대 출신이 포함된 민주당 의원 15명도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은 3년 전 국민의힘의 고발에서 출발한 것으로, 정치보복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초기부터 기선제압에 나선 것은 야권을 향한 직권남용 혐의 수사가 전방위로 번질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지난 4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고위 관료 10명을 블랙리스트 작성 등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무더기 고발했다.

"예견된 일" 반응 속 보복 프레임으로 되치기 시도

민주당 내에선 "예견된 일"이란 반응이 나온다. 한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 교체 시 먼지떨이식 직권남용 수사가 이뤄질 것을 예상하고 법적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부패 범죄도 아닌 직권남용을 갖고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이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벽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벽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공동취재사진

민주당이 내세운 대응 논리는 '보복 프레임'이다.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윗선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안 간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수사의 최종 종착지가 문 전 대통령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 위원장은 당대표실 벽에 걸린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바라보며 "이런 방식의 국정 운영이 초기부터 시작되면 이건 뭐 '이명박 정권 시즌 2'"라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 수사가 촉발한 노 전 대통령 서거의 비극을 환기시킨 것이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 배제된 것도 민주당이 반격할 수 있는 구실이 됐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도 (자진 사퇴) 압박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심지어 전현희 권익위원장에게는 '물러나라'는 연락도 왔는데 누군지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논리대로라면 윤석열 정부 역시 이전 정부가 임명한 인사들에게 불법 사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국무회의 규정을 보면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안건 의결 정족수에 포함되는 국무위원이 아니며 필수 배석 대상도 아니다. 다만 '국무회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라 각각 2008년에 두 부처가 설립된 이후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통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수사 본격화 시 당권 경쟁 구도에도 파장

야권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다면 민주당 내 역학 구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통의 위협' 앞에서 내부 결집이 이뤄지며 친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 간 계파 갈등이 가라앉고, 당권 경쟁에서 '힘있는 리더십'을 향한 갈망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던 이재명 의원이 당권 경쟁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정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이 의원이 대장동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수사받고 있는 만큼 "그가 당대표가 되면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견제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검찰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의원을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검찰을 이용한 정치 보복, 정치 탄압이 시작된 듯하다”며 “21세기 대명 천지에 또다시 사법 정치 살인을 획책하자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성택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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