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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코인·원화 다 던졌다...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 질린 시장

입력
2022.06.14 17:00
수정
2022.06.14 18: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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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20% 약세장 진입... 나스닥 4.68% 추락
코스피 2500선 붕괴, 코인 폭락, 채권시장도 충격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침체 공포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고물가에 시름하는 미국이 강도 높은 통화 긴축에 나설 거란 두려움이 13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초토화시켰다. 뉴욕 증시가 고점 대비 20% 빠지며 약세장(베어마켓·Bear Market)에 공식 진입했고 미국 채권 가격이 급락한 데 이어, 가상화폐시장은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며 패닉에 빠졌다. 밤 사이 폭락 장세를 고스란히 반영한 코스피는 14일 결국 2,500선이 무너졌다.

뉴욕 증시 폭락에 코스피 2500선 내줘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88%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68% 폭락했다. 특히 S&P500은 1월 3일 전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며 약세장에 본격 들어섰다.

위험자산의 대표 격인 가상화폐는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시가총액 1·2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13일 하루 새 15% 넘게 폭락하며 각각 2,900만 원, 150만 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전고점(8,140만 원) 대비 무려 64% 내렸다.

간밤 금융시장의 폭락 재료를 소화할 수밖에 없었던 코스피는 2020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에 2,500선을 내주며 출발하더니, 장중 1.9% 급락한 2,457.39까지 밀렸다. 다만 미국 시간 외 선물시장이 장중 반등하며 낙폭을 줄인 결과 0.46% 내린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2.4원 오른 1,286.4원에 마감했다. 장중 급등하며 지난달 12일 세운 연고점(1,291.5원)을 뚫었지만,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채권시장도 충격에 빠졌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0.2%포인트 급등(채권 가격은 하락)하며 3.36%로 마감했고,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3.35%선까지 치솟았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날 오전 기준 전장보다 0.034%포인트 오른 3.548%를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썼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시장은 "6월 자이언트 스텝" 기정사실화

위험 자산이 동반 추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한 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거란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맞물리며 위험자산을 대거 내던지는 투매 현상이 또 다른 투매를 불러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분명 위험에서 벗어나 현금을 손에 쥐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16일(한국 시간) 기준금리를 발표하는 연준이 당초 예고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넘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거란 관측이 월가를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6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무려 96.3%(14일 오후 기준)로 보고 있다. 페드워치는 올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3.5~3.75%가 될 확률(38.4%)이 가장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올해 남은 5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뜻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는 시장을 뒤흔들었고, 연준의 통화 긴축은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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