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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집회 중단하라"... 서울의소리도 윤 대통령 자택 앞서 '맞불 시위'

입력
2022.06.14 18:17
수정
2022.06.14 18:4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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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종(가운데) 서울의소리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백은종(가운데) 서울의소리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양산 소음 집회를 중단시켜라. 중단 못 시키면 말이라도 상식적으로 해라.”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정문 앞은 유난히 시끄러웠다. 법원 앞에서 종종 열리는 시위도 아니었다. 이곳은 윤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와 8차선 도로를 두고 마주하고 있는 장소다. 인터넷언론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을 성토하기 위해 연 집회였다.

이유는 단 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연일 계속되는 극우ㆍ보수단체의 집회에 대응한 ‘맞불’ 성격이었다. 실제 도로변에는 ‘양산 패륜시위 중단시킬 때까지 법에 따라 아크로비스타 시위’, ‘욕설ㆍ소음 양산 패륜집회 비호한 윤석열은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꼈다.

서울의소리 측은 한때 대선 쟁점이었던 김건희 여사의 통화 녹음파일을 틀었고, 4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도 꽹과리와 북을 치며 다양한 소음을 냈다. 양산 시위와 똑같이 하겠다는 분풀이로 보였다.

집회를 주도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정치적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가혹한 고통을 가하는 고성방가와 욕설은 엄연히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범법 행위”라며 “국민 갈등을 해소해야 할 현직 대통령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면서 은연중 양산 시위를 두둔한 것처럼 말한 윤 대통령을 꼬집은 것이다.

백 대표는 인근 주민들을 향해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에 사니 여러분들은 어쩔 수 없이 소음을 들어야 한다” “양산 집들은 초가집이라 방음이 안 되는데, 아크로비스타는 방음이 잘 돼서 (양산보다는) 고통이 덜할 거 아니냐” 등 거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진보성향 인터넷언론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진보성향 인터넷언론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소동은 이뿐이 아니었다. 법원 정문 왼쪽에서도 서울의소리를 힐난하는 보수성향 시민단체 ‘신자유연대’의 시위가 진행됐고, 참가자 20여 명은 백 대표에게 욕을 퍼부었다. 양측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가운데 공간을 10여m 비우고 펜스까지 쳐야 할 정도였다.

소음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측정해 보니 기준치인 65데시벨(dB)을 초과해 서울의소리 측에 경고하는 일도 있었다. 주최 측은 내달 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집회 신고를 냈다. 양산 시위 중단을 위해 24시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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