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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쌓아둘 곳도 없다" 포스코 공장 멈춰...철강·석유화학 도미노 피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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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7시. 포스코가 경북 포항제철소 내 선재공장 전체와 냉연공장 두 곳 중 한 곳의 가동을 멈췄다. 제품을 더 만들어 봐야 쌓아 둘 곳이 없기 때문이다. 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육로를 이용한 제품 출하가 중단됐는데, 만든 제품을 쌓아 두던 창고와 내부 도로, 심지어 공장 주변 공간도 여유가 없는 실정이란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당장 선재와 냉연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산업계 전반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선재제품 하루 약 7,500톤(t), 냉연제품 하루 약 4,500t 등 약 1만2,000t의 생산 감소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선재는 강철로 만든 줄 형태의 제품으로 철사나 철망은 물론 다양한 철제 부품 등을 만드는 데 쓰이고, 강판 형태의 냉연은 자동차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더 큰 문제는 이대로 가다간 열연, 후판 공장으로까지 가동 중단 여파가 퍼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고로(용광로) 가동까지 멈춰야 할 수 있단 점이다. 포스코는 포항(3개)과 광양(5개)에 총 8개 고로를 보유하고 있는데, 고로 가동을 멈출 경우 재가동하는 데는 최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어 국내 산업 전반은 물론 수출 피해도 커질 수 있을 거란 게 업계 목소리다.
이처럼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따른 '공장 멈춤'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포항공장에서 반출해야 할 물량 가운데 매일 9,000t가량을 출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우리도 포스코처럼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포항지역의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대형 철강회사에 대한 연료 반입마저 막겠다고 밝히면서, 제품 반출 사정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철강제품 2차 가공회사를 비롯해 포항철강산업단지 안에 있는 시멘트 회사 등도 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업계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제품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요 석유화학단지의 일평균 출하량이 평소(7만4000t) 대비 10% 수준(7,400t)으로 떨어졌다"고 밝히면서 "일부 업체의 경우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장 가동정지나 재가동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까지 수백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에 따른 2차, 3차 산업의 피해도 늘어날 거란 게 협회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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