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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문 아닌 양강·양박" 민주당 ‘젊은 세대 역할론’ 힘 받을까

입력
2022.06.14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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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생 재선 강훈식 강병원
박용진 박주민 등 거론
'쇄신 대상' 될라...선배 세대 견제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왼쪽 사진)과 강병원 의원. 오대근 기자·강병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왼쪽 사진)과 강병원 의원. 오대근 기자·강병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쇄신책 중 하나로 1970년대생 재선급 의원이 당대표 등 간판을 맡아야 한다는 '젊은 세대 역할론'이 당내에서 점증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도, 친문재인계 중진도 아닌 새 얼굴이 당을 이끌어야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달라졌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미래 워크숍서 '젊은 세대 역할론' 분출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의원 30명은 12일부터 1박 2일간 강원 고성에서 워크숍을 열고 대선 이후 당 쇄신 방향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한 참석 의원은 1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의견이 하나로 모인 것은 아니지만 더미래가 젊은 세대 역할론을 적극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더미래는 젊은 세대 역할론이 특정 세대의 퇴출을 전제로 하는 '세대 교체'나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용퇴론'으로 오독되지 않도록 새 용어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재선 의원들은 지난 9일 모임을 하고 비슷한 취지의 ‘7080(1970년대, 1980년대생) 역할론’을 꺼내 들었다. 한 1970년대생 재선 의원은 "30대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 이미지가 확 바뀌고 민주당이 오히려 꼰대 이미지가 되지 않았느냐"며 "당 쇄신 방향은 기실 정해져 있는 것이고, 누가 마이크를 잡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재선 '양강·양박' 거론

당내에서 젊은 세대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양강·양박'으로 요약된다. 양강은 강훈식·강병원 의원을, 양박은 박용진·박주민 의원을 각각 뜻한다. 모두 1970년대생 재선 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강훈식 의원은 계파색은 옅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선거 전략을 총괄하며 체급을 키웠다. 올 초까지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친노·친문 계열의 강병원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등에 있어 선명한 진보 색채를 드러냈으나 최근 들어 세대 교체와 혁신을 강조한다. 두 사람은 최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8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심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왼쪽 사진)과 박주민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왼쪽 사진)과 박주민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뛰었던 박용진 의원도 최근 당원이 아닌 일반국민의 목소리가 당대표 선거 결과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이끌었던 박주민 의원도 1970년대생 기수 중 한 명이다.

'쇄신 대상' 될라...선배 세대 견제 목소리도

젊은 세대 역할론은 이재명, 홍영표, 전해철, 이인영 의원 등 사실상 당권 경쟁에 뛰어든 선배 세대에 '쇄신 대상' 꼬리표를 붙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견제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중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초반 인사, 수사 스타일을 보면 대대적인 사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위기 때는 세대 교체의 겉모습보다는 강한 야당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7080년생들의 집단적 자각이 시작된다고 한다. 진심으로 환영하고 응원한다”면서도 “연령의 많고 적음 이전에 이번(전당대회)에는 우선 가치 중심으로 임할 때”라고 견제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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