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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기+두 달 더"…화물연대 파업에 더 늦어진 신차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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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약하시면 기존 대기 기간보다 두 달 이상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정확한 출고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차 영업사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뜩이나 오래 걸렸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자동차 생산·탁송 과정에서 문제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자동차 업계 피해 규모도 하루 평균 수백억 원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체들은 화물연대 비조합 차량을 이용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 평균 6,000대에 달했던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량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약 2,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수급난이 극심할 때도 가동률 50% 이상을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30%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다른 공장들도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30~5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자동차는 부품이 약 3만여 개가 들어가는데, 하나만 부족해도 완성이 어려워진다"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다 보니 공장 라인을 세웠다, 돌렸다를 반복하면서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는 자동차가 만들어진 다음 과정에도 미치고 있다. 완성된 차량을 대리점이나 고객에게 전달할 탁송 차량을 구할 수 없어, 출고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운송을 전담하는 현대글로비스와 협력 업체에 소속된 '카 캐리어(자동차 운송 트레일러)' 기사의 70%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공장·본사 직원들을 급파, 출하장이나 대리점으로 직접 운전해서 옮기고 있다.
이처럼 생산, 운송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오래 걸리던 신차 출고 기간이 더욱 늦어지게 된 것이다. 가장 오래 대기해야 하는 차종은 기아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로, 약 1년 8개월가량 대기해야 한다. 기존보다 2개월 더 늦어진 상황이다. 이 밖에도 기아 전기차 'EV6'(18개월), 카니발(16개월),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16개월), GV60·GV80(12개월) 등 출고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는 ①완성차와 부품 수급 상황을 일일 점검하고, ②생산이나 수출 차질 등 현장 피해 상황과 애로를 파악하고, ③대정부 건의 사항을 찾아 의견을 낼 계획이다. 각 업체들은 화물연대 비조합 차량으로 부품 공급, 완성차 탁송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이 아닌, 화물연대와 정부, 기업 등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당장 2분기 실적에서 피해가 예상된다. 1분기 내수 시장에서 3,563억 원 규모의 적자를 봤던 현대차의 경우 이제 수출 실적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문을 받고도 생산·출하하지 못한 '백오더' 물량이 이미 100만 대가 넘고, 하루 평균 생산 차질 규모만 최소 500억 원에 달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화물연대 파업은 노동계가 경고했던 대파업의 하나로, 정부와 기업들이 가볍게 봐선 안 될 문제"라며 "해결책을 빨리 찾지 못하고 길어질 경우 글로벌 '리세션(경제공황)'과 맞물리면서 자동차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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