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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도 멈췄다… 총파업에 전국 건설 현장 '초비상'

입력
2022.06.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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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콘크리트 골조 공사가 핵심인데
레미콘 없어 거의 모든 현장 셧다운 초읽기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한 레미콘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한 레미콘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레미콘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건설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건설 공사의 핵심 자재인 레미콘과 철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공사 중단 위기에 몰린 탓이다.

레미콘 공급 끊겼다…"거의 모든 현장 파업 영향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레미콘공장에 레미콘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다.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를 옮기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노동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산에서 레미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은 13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레미콘공장에 레미콘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다.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를 옮기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노동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산에서 레미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뉴스1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인 3,000여 곳의 주거단지 공사 현장 중 2,000여 곳 이상이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공사 중단 위기를 맞았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시멘트 수급이 막히다시피 했는데, 이 여파로 가동을 멈추는 레미콘(콘크리트)공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파업에 동참하는 레미콘 운송차량까지 늘면서 건설 현장에 레미콘 공급이 사실상 완전 중단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현장에선 철근 등 일반 건설자재 수급도 중단됐다.

아파트 같은 주거 공사는 철근과 콘크리트로 건물 뼈대를 세우는 골조 공사가 전체 공기의 50%가량을 차지할 만큼 핵심 공정이다. 골조 공사를 통해 층을 쌓고 콘크리트가 굳으면 전기 작업과 같은 후속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골조 공사가 멈추면 사실상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건설사들은 레미콘 타설 대신 마감과 같은 대체 공정으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 골조 공사 단계의 현장은 대체 작업조차 할 것이 없어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현장은 레미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사가 10일 완전히 중단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가 장마철인 7~8월 전에 골조 작업을 마치는 일정으로 건축 계획을 짜 일부 현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현장이 파업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공기를 따라잡기가 어려워 입주 지연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은 초비상…대책 없어 협상 뉴스만 본다"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지지 인천지역 노동·시민사회 대정부 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천 화물 노동자들이 전날 협상 결렬에 따른 분노를 표출하며 수위를 높여 봉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1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지지 인천지역 노동·시민사회 대정부 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천 화물 노동자들이 전날 협상 결렬에 따른 분노를 표출하며 수위를 높여 봉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1

주거단지 공사뿐 아니라 다리 등을 짓는 토목공사 현장도 비상이다. A 건설사는 현재 경기 용인시 기흥나들목에서 진행 중인 고속도로 확장 공사가 거의 멈췄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이 완전히 끊겨 초비상인데 뉴스를 지켜보는 것 외엔 현장에서 세울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하다는 게 문제"라며 "정부가 서둘러 사태를 해결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장마철·폭염 등 여름 비수기를 앞두고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준공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공기 단축을 시도하면서 부실 시공도 나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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