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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방화 사건은 법치주의 부정하는 사법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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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 방화' 사건에 대해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든 대참사"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누구든지 법정에서 변호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게 사법 시스템이지만 그 근간이 흔들릴 경우 소송을 맡을 변호사는 없을 거라는 논리에서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사건은 변호사 제도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사법에 대한 테러"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이번 사건을 두고 전문가 집단에 대한 불신이라고 정의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에 우리 사회가 사법에 대한 불신과 판결에 대한 불신 풍조가 팽배해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원인은 결국 모든 게 전문 직종에 대한 권위를 부정해온 우리 사회의 폐해라고 봐야 한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전문가에 대해 폄하하고, 권위를 부정해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이 그동안 빈번하게 당해왔던 위협적인 정황도 토로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들이 늘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욕설을 듣거나 협박을 당하는 일들은, 뉴스에 보도되지 않지만 우리 일상에서 늘 듣고 있는 얘기들"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칼로 위협을 당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변호사들이 칼이나 면도날로 상해를 당한 적이 있었다"며 "거의 매년 한 건 정도는 (상해를 입는 경우가)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런 게 쉽게 내성이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한번 겪고 나면 정신적 충격이 상당히 클 것 같다'는 질문에는 "이런 사건에 대해서 내성이라고 표현하면 굉장히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반문명에 대해서 내성이 생긴다고 해버리면 우리가 원시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현재 유족과 동료 변호사들이 충격과 트라우마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저희는 대구시 의사회의 협조를 받아서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TF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의 변호사도 지금 엄청난 정신 충격에 말수가 줄어들고 얼굴 표정이 없어졌고, 상대방 대리했던 변호사도 본인 때문에 마치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변호사협회 차원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시설적인 면에서 안전을 담보하려면 결국은 의뢰인하고 차단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개별 시설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의뢰인과 소통이 힘들어질 것이다. 그래서 시설적인 면에서 안전장치를 취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시설적인 부분이 해결책이 아님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 직종에 대한 불신 풍조를 먼저 해소해야 되고, 권위주의와 권위를 혼동해온 우리 사회가 전문 직종에 대한 권위를 부정해온 잘못된 행태를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사회적인 반성하고 개선 없이는 이런 사법 테러가 근절될 수 없고, 우리는 항상 그 위험에 노출돼있는 잠재적인 표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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