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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러브콜에도... 日 방위장관, 이종섭에 눈길도 안 줬다

입력
2022.06.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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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 "정상회담보다 현안 입장 확인 먼저"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기시 노부오(왼쪽부터) 일본 방위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가장 먼저 회담장으로 향하며 자리를 뜨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기시 노부오(왼쪽부터) 일본 방위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가장 먼저 회담장으로 향하며 자리를 뜨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은 미온적인 태도를 풀지 않고 있다. 다음 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내 여론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권 자민당의 다수 의견이기 때문이다. 강제동원 소송 등 현안에 대해 일본에 유리한 해법을 내놓으라고 한국을 압박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기시 일본 장관, 오스틴 미국 장관에게만 '미소'

12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이날 폐막한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일본은 한국에 대해 내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11일 2년 7개월 만에 현지에서 처음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벌어진 장면을 보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장관은 미사일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대북 공조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합의는 미국의 강한 의지에 마지못해 따른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회담을 시작할 때도 기시 장관은 오스틴 장관에게는 잠시 미소를 보였지만, 이종섭 장관과는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3자 회담 중에 기시 장관은 한일 관계에 대해 “여러 가지 과제가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특히 2018년 12월 한국 해군 함정이 자위대 초계기에 대해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주장한 사건을 뒤늦게 다시 문제 삼고 있다.

기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 예정돼 있지 않다"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장관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장관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기시다 총리도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NHK에 따르면 그는 10일 밤 일본 언론을 대상으로 한 현지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비롯한 현안 해결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현 시점에서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 “한국이 전 정권(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강제동원 소송과 관련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문제 등에 대한 윤 정부의 자세를 보고 양국 관계 개선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라고 NHK는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에서 정식 한일 정상회담 원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개회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신중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한일 정상회담 성사에 적극적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이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접촉하고 싶어한다”며 “서서 대화를 나누는 정도가 아니라 정식 회담을 통해 정상끼리 신뢰 형성을 꾀하고 싶다”는 한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전했다. 이달 12~15일 미국을 방문하는 박진 장관이 이달 중 일본을 찾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도 한국 정부의 적극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민당에서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양국이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뿌리 깊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도 “윤 대통령의 취임 인사는 끝났다. 내용이 있는 이야기를 좀 더 담아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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