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들어 곧았던 다리가 O다리로 변형됐다면…

입력
2022.06.1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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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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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후 곧았던 다리 모양이 O다리로 변형되면서 옷차림으로 다리를 감추려 애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후천적으로 O형으로 다리 변형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르지 못한 자세나 보행 습관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좌식 생활 습관이 주원인이다. 책상다리로 앉거나 쪼그려 앉는 좌식 습관을 오래하다 보면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걸리면서 체중이 안쪽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변형된 O자형 다리는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다.

◇중년 후 O다리 변형, 내측 관절염 유발

휜 다리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무릎 이상은 내측 연골판(물렁뼈) 손상이다. 이는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고 방치하면 내측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다.

다리가 O자로 휜 다리는 엉덩이관절(고관절)에서 발목으로 내려오는 체중선이 무릎 중심을 벗어나면서 안쪽 무릎으로 체중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관절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주게 된다.

이는 연골 마모 속도가 빨라지면서 내측 관절염을 일으키고, 내측 연골만 비정상적으로 닳게 돼 O자 변형을 가속화한다. 방치하면 점점 무릎 통증이 심해지고 말기 관절염으로 악화돼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휜 다리 교정술로 알려진 ‘근위경골절골술(HTO)’로 관절염 진행을 막을 수 있다.

◇O다리 변형ㆍ무릎 관절염, 근위경골절골술로 관절 살려 치료

‘휜 다리 교정술’로 불리는 근위경골절골술은 O자로 휜 다리를 바르게 교정해 무릎 내측에 집중돼 있는 무게 중심을 고르게 분산하는 교정술이다.

수술 대상은 50대부터 60대 후반 환자로, O자 다리 변형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인해 무릎 안쪽에만 연골 손상이 진행된 경우다. 이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의 관절염 환자로 인공관절 수술하기에는 이르고, 퇴행성관절염이 심하지는 않지만 관절염 진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때다.

휜 다리 교정술로 무릎 내측으로 과도하게 실리던 하중을 외측으로 분산하면 통증이 감소되고 관절염 진행을 막거나 늦춰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도 본인의 무릎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더불어 다리 모양이 O자로 변형되는 초ㆍ중기 관절염의 경우 근위경골절골술에 무릎 안쪽 연골 손상 부위에 ‘카티스템’이라는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하면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효과가 있다.

해당 치료 효과는 지난 해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의료팀이 공동 진행한 ‘근위경골절골술 시 카티스템 치료를 병행했을 때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 ‘The Knee’에 실렸다.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중년의 O다리 변형은 연골판과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한다”며 “O자 다리 변형에 의한 내측 관절염이 발생했다면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근위경골절골술로 연골 손상을 예방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휜 다리 교정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근위경골절골술 전후 비교

근위경골절골술 전후 비교


◇근위경골절골술과 인공관절 수술 차이점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관절염의 최후 수술’이라고도 불린다.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그 어떤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을 기대할 수 없을 때 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휜 다리 교정술은 본인의 관절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 후 관절의 가동 범위를 회복하기 쉽고, 인공관절로는 불가능한 달리기ㆍ등산 등 활동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또 다리가 반듯해지면서 다리 안쪽 근육과 바깥쪽 근육 균형이 잡히고, 외형적으로도 다리 모양이 예뻐지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관절 연골이 다 닳아 움직일 때마다 고통스러운 통증을 유발하는 말기 관절염이 되면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다른 치료법이 없다. 말기 관절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지속되고 일상 속에서 걷는 것이 힘들 정도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수술하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버티면서 수술을 미루면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로 오래 지내 관절이 굳어버리고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기술 발전으로 인공관절도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명은 20~25년으로 늘었고,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층도 내과 전문의의 관리 하에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고 감염에 대한 예방 조치가 뒷받침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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