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성장해야 할 어린 자녀가 잘 먹지 않는다면…

입력
2022.06.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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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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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면서 어린 자녀들도 전보다 부쩍 외부 활동이 늘었다.활동량이 많아지면 식욕이 당기기 마련인데, 오히려 밥을 더 먹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이진아 함소아한의원 성북점 원장은 “선천적으로 소화기가 약하거나 더위로 인해 식욕부진을 겪는 아이가 있는데, 이를 방치하면 성장 부진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본격적인 일상 회복과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관리와 치료 등을 통해 충분한 영양분과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소화력 약해 식욕부진 나타나

식욕부진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선천적인 비위 기능, 즉 소화력이 약한 아이와 평소에는 잘 먹는데 일시적으로 먹는 양이나 횟수가 떨어지는 아이다. 식욕부진 이야기를 할 때 ‘뱃구레(뱃골)가 크다, 작다’를 이야기하는데 소화력이 약한 아이는 뱃구레가 작다고 볼 수 있다.

뱃구레가 작은 아이는 타고난 소화력이 약해서 몸에서 음식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먹더라도 체중이 잘 늘지 않다. 평소 △밥을 입에 물고 있다 △식사 때 배가 아프다고 안 먹으려고 한다 △자주 체한다 △좋아하는 음식도 조금만 먹고 간식만 찾는다 △배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한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식욕부진이 계속되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하므로 체력ㆍ면역력이 쉽게 떨어지고 특히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아이가 친구들의 활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금세 지치게 된다.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으면 성장세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따라서 밥을 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식사량을 늘리기보다 약한 소화력을 조금이라도 강화해 전보다 끼니당 두세 수저 정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몸에서 섭취량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뱃구레를 늘리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식사 섭취량 늘릴 수 있도록 하려면 ①간식ㆍ초콜릿ㆍ 아이스크림 같은 단맛이 강한 음식은 가급적 섭취를 자제시켜야 한다.

초콜릿ㆍ사탕ㆍ젤리ㆍ아이스크림 같은 단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점점 더 강한 단맛을 찾게 된다. ‘이거 밖에 안 먹으니까, 이거라도 먹으니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섭취하게 놔두면 제대로 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이러한 습관은 점점 더 밥을 안 먹는 아이로 자라게 한다.

②식사는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아이가 식사 시간을 즐거운 시간이라고 느껴야 한다. 엄마 아빠가 식사 시간 동안 아이에게 즐겁게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먹는 게 자신을 괴롭게 하는 행위가 아니라 즐거운 행위임을 받아드리게 된다.

③식사 시간은 30분 내외가 좋으며 식사도 공부처럼 집중해야 한다. 밥 먹기 전에 시계를 보여주면서 “이 시계 바늘이 여기에 올 때까지만 밥을 먹을 거야”라는 식으로 밥 먹는 시간을 미리 알려준 후 식사 시간을 지키도록 하는 게 좋다. 놀고 싶어하거나 동영상을 보고 싶어 한다면 밥을 이때까지 먹고 나면 그 이후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④음식을 충분히 씹는 연습과 습관이 필요하다. 밥을 먹기 싫어 음식을 입에 물고만 있는 아이가 있는데, 잘 씹고 삼켜야만 소화관이 부담을 덜 느껴서 음식물이 흡수되기가 쉬워진다. 아이가 음식을 먹고 소화가 잘 되는 경험을 해야 음식에 흥미를 느낄 수가 있다.

◇소화기 기능 강화·체력 증진에 힘써야

생활 관리로 개선되지 않는 식욕부진은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타고난 소화기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소건중탕, 육군자탕, 보중익기탕 등의 한약 처방으로 소화기 기능 보강을 돕는다.

허약한 체질에 식욕까지 없는 아이라면 녹용이 함유된 귀용탕을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비위 기능을 강화하는 혈 자리에 침 치료, 부항 치료 등을 병행해 소화력을 높이고 식욕을 좋아지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진아 원장은 “진료를 하다 보면 아이가 잘 먹지 않아 속상해하고 힘들어 하는 부모를 자주 보게 된다”며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생활 관리와 진료를 통해 아이에게 맞는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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