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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준석 함구했지만... '불씨' 꺼지지 않은 국민의힘 내홍

입력
2022.06.10 18: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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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오찬 간담회를 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갈등 기류에 대한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친(親)윤’ 계파 논란을 우려한 듯 윤 대통령도 중재 대신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오찬장 밖에선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등 여진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대통령실 오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 취임 한 달과 지도부 출범 1년이 겹치는 자리여서 그에 대한 환담이 많았다”며 당내 갈등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친윤계 세력화의 진원지인 의원 모임 ‘민들레(가칭ㆍ민심들어볼래)’에 대해선 “대통령께 당내 자잘한 사조직 얘기를 꺼낼 정도는 아니다”라고 깎아 내리면서도 “구성원들이 역할 등을 고민하는 것 같아 평가하는 발언을 너무 쏟아내기 그렇다.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여지를 남겼다.

오전과 비교하면 발언의 강도가 확실히 낮아졌다. 앞서 이 대표는 오찬 참석 전 “보수정당이 탄핵까지 이르며 고생한 원인은 결국 대통령에게 가까워지려는 사람과 배제된 사람 간 갈등이 컸다”며 친윤 세력을 정면 겨냥했다. 또 “지난 대선 경선과 이후 과정에서도 굉장히 줄을 잘 서시는 분들이 당의 체계를 무너뜨리려 하다가 문제가 생기지 않았느냐”며 “당연히 그런 부분을 (오찬에서) 다 이야기해야 한다”고 작심 언급을 예고했었다.

참석자들이 당 내홍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지 않은 건 윤 대통령의 ‘거리두기’ 기류에 보조를 맞추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이 ‘여당 내 갈등이 점입가경이다’라고 하자, “정치라는 게 늘 그런 것 아니겠나”라며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당의 수장이 아니다. 당 문제는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윤계를 둘러싼 ‘권력 다툼’ 프레임에 불필요하게 휘말리지 않게 한 발 떨어져 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당 윤리위원회가 24일 전후로 예정된 데다, 혁신위원회 출범도 눈앞에 두고 있어 갈등은 언제든 수면 위로 표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추진을 두고 대립해온 정 부의장과 이 대표는 이날도 앙금 가득한 언사를 주고받았다. 정 부의장이 페이스북에 ‘소이부답(笑而不答ㆍ웃을 뿐 답하지 않는다)’이라는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 사진을 올리며 이 대표를 우회 겨냥하자, 이 대표는 “소이부답하겠다고 올리는 건 소이부답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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