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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까지 적자...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 우려 커져

입력
2022.06.10 16:03
수정
2022.06.10 16: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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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인 4월 경상수지 8,000만 달러 적자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배당금 집중 영향
재정수지는 이미 마이너스 전망

10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흑자 행진을 이어가던 국내 경상수지마저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재정수지가 약 70조 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악화할 경우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재정+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24개월 만이다. 전년 동월보다 2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국과 사고 판 재화·서비스를 집계한 경상수지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건 치솟은 원자재 가격 여파로 수입액 증가폭이 수출액 증가폭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29억5,000만 달러)는 1년 전보다 20억 달러나 쪼그라들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같은 기간 수입이 79억3,000만 달러 증가(16.5%)한 데 반해, 수출은 59억3,000만 달러 확대(11.2%)된 탓이다.

특히 원자재 수입액(4월 통관 기준)이 전년 같은 달보다 37.8% 급증한 게 흑자 축소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데다, 고환율 영향까지 겹친 탓이다. 항목별로 보면 석탄 수입액은 같은 기간 148.2%나 급증했다. 가스(107.3%)와 원유(78.4%), 석유제품(36.0%)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국내 기업이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32억5,000만 달러 적자를 찍은 것도 마이너스 경상수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월부터 외국인 배당금 지급도 줄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3일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배당 지급이 집중된 4월에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악화할 수 있지만 주요 기관은 연간 500억 달러 수준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며 비관적 전망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배당금 리스크가 해소된다 해도 국제 에너지·곡물 폭등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경상수지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당장 JP모건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지 조치로 원유 공급량이 줄면서 국제 유가가 연말이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계속된 확장재정으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기조가 굳어지는 것도 문제다. 2019년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통합재정수지는 올해에도 약 70조 원의 적자가 예고됐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한 나라의 살림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라는 점에서 쌍둥이 적자 우려는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고,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장재정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재정수지가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쌍둥이 적자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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