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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발주 제한...편의점 점주 "다음 주에 물건 안 올까 걱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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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어떻게든 판매하고 있죠. 본사가 직접 공수해온다고 해도 물량은 점점 부족해질 거고요. 파업이 안 끝나면 다음 주부터는 '발주 제한'이 아닌, '발주 중단'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매일 20병씩 들어오는 '참이슬' 물량이 부족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출고가 막히자 편의점 본사가 점포당 발주를 제한하고 직접 물류 차량을 보내 소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물리적 한계로 본사가 공장에서 한 번에 싣고 오는 양이 얼마 안 되는데, 전국 편의점은 5만 개가 넘으니 물량이 감당이 되겠나"라며 "통상 본사 비축량이 7~10일 정도 될 텐데, 다음 주까지 파업이 계속되면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 130여 명은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이 7일 총파업에 맞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소주 제품 운송을 거부하면서 해당 공장은 소주 출고를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각 점포당 비축해놓은 재고분으로 당장 판매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편의점은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 소규모 점포라 구비해 놓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편의점 점주들은 대부분 예고된 파업에 맞춰 미리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놓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서울 마포구의 점주 B씨는 "저번주에 2, 3주 판매할 분량을 미리 챙겨놨다"며 "소주가 잘 팔리는 주택가 상권은 오피스 상권보다 물량 부족 문제가 더 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점주 C씨도 "혹시 몰라 평소보다 발주 물량을 2, 3배 늘려 놨었다"고 했다.
편의점 본사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본사들은 공급 부족 우려에 대비해 최근 점포마다 참이슬, 진로이즈백 등 병과 페트병 상품의 발주 제한에 들어갔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점포당 하루 1박스(20병)씩 발주를 제한했고, 이마트24는 세 박스로 제한했다가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9일부터는 한 박스로 조정했다.
그러나 일부 점주 사이에서는 발주 물량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편의점 점주 A씨는 "주말이면 하루에 소주가 40~50병씩 나가는데, 지난주에는 참이슬이 부족해 못 사고 되돌아간 손님도 있었다"며 "출고 문제가 길어지면 '포켓몬빵'처럼 참이슬을 찾으러 점포를 돌아다니는 손님들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더 큰 걱정은 발주 중단에 대한 공포다. 편의점 점주 B씨는 "지금이야 수급이 되고 있지만 발주 정지까지 가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며 "다른 대체제를 소비하게 될 텐데 어찌 됐든 소비자 불편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들은 9일부터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자체 물류 차량을 보내 직접 소주를 옮기고 있다. 평소 물류센터에 대기 중인 여유 차량을 이용하거나, 전국 각 점포를 다녀야 할 물류 차량을 긴급 투입하는 식이다. CU는 9, 10일 자체 물류 차량을 30대 정도 보내 하루치 물량을 확보했고, 세븐일레븐은 하루 2, 3대씩 5회가량 자체 물류 차량이 공장을 드나들며 소주를 날랐다. 이마트24도 10일부터 자체 물류 차량을 투입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여유 차량을 이용해 다른 물류 운송 일정에 차질은 없다"며 "공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주 운송을 이어갈지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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