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2차도전 준비 끝... '우주대국' 꿈 싣고 15일 난다

입력
2022.06.10 16:30
수정
2022.06.13 1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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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2·3단 조립 모두 완료된 상태"
1차 실패 원인 '산화제 탱크' 보강 완료
기상 등 이상 없으면 15일 오후 4시 발사

누리호 2차 비행 시퀀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2차 비행 시퀀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해 10월, 성공까지 단 46초를 남기고 목표 속도 도달에 실패했던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가 8개월 만에 다시 힘껏 날아오른다. 1차 발사 때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더 완벽해진 누리호 2호기는 기상이나 우주 환경에 큰 이상이 없다면 15일 오후 4시 우주를 향한 대항해를 시작한다.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온라인을 통해 누리호 2차 발사 준비 현황을 언론에 설명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책임개발부장은 "현재 누리호는 1단과 2단, 3단 조립이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마지막 전기 확인이 끝나면 이번 주말엔 점검창을 닫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총조립 및 점검이 완료됐다는 뜻이다.

누리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첫 발사체다. 발사대 건설부터 시스템 설계, 엔진 생산 및 조립 등 전 과정이 자체 기술로만 이루어졌다. 누리호는 1.5톤 위성을 싣고 올라갈 수 있도록 제작됐는데, 현재 세계적으로 1톤급 이상을 우주로 날려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국가는 단 6곳뿐이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우주 강대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10월 21일 첫 발사된 누리호는 성공을 46초 앞두고 최종 목표 도달에 실패했다. 1단 분리,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분리, 2단 분리까지 완벽하게 이뤄졌지만, 3단 엔진 연소가 조기에 종료되면서 목표 속도(초속 7.5㎞)에 도달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두 달간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3단 산화제탱크 내 헬륨탱크 고정장치를 실패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고정장치가 부러지면서 헬륨탱크가 움직였고, 헬륨탱크가 산화제탱크와 충돌해 산화제가 새면서 엔진에 충분한 양이 공급되지 못한 것이다.

장 부장은 "문제점을 보강하기 위해 설계를 바꾸고 상부 맨홀 덮개 두께를 늘리는 등 모든 개선 조치를 끝냈다"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점점 더 문제가 없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달 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위성준비동에서 연구진이 성능검증위성을 누리호에 탑재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달 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위성준비동에서 연구진이 성능검증위성을 누리호에 탑재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위성 모사체(더미)만 실렸던 1차 때와 달리,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4기 등 총 5개의 위성이 실린다. 성능검증위성의 경우 2년간 △발사체 투입성능 검증 △탑재 큐브위성 사출 △우주핵심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각각 만든 큐브위성 4기는 성능검증위성이 정상적으로 운용된다는 확인이 끝나면, 23일(15일 발사 기준)부터 이틀 간격으로 사출된다. 안상일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 책임연구원은 "성공한다면 위성이 발사 환경을 무사히 견디고 우주공간에 안정적으로 투입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대기 중인 누리호는 기상 상황에 큰 문제가 없다면 발사 하루 전 발사대로 이동해 기립한다. 당일 종합 점검이 완료된 뒤 연료와 산화제가 주입되고, 모든 환경에 이상이 없을 경우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이 시작된다. 이륙 후 16분 후면 모든 목표 과정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부장은 "고도 700㎞에서 5% 오차범위 안 궤도에 오르면 누리호 발사를 성공으로 평가한다"며 "발사체는 항상 예기치 못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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