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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죽자" 대구 방화범, 고함친 후 변호사와 사무장 흉기로 먼저 찔렀다

입력
2022.06.10 10:55
수정
2022.06.10 18:4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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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사무장 시신, 사무실 안쪽에서 발견
범인이 안쪽으로 들어가 흉기로 찌른 후 방화 가능성
방화 사무실서 유일 탈출 사무장 "범인이 들어오자마자 고함 질렀다"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방화 현장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방화 현장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7명의 사망자와 50명의 부상자를 낸 9일 대구 법조빌딩 방화사건 용의자 천모씨가 사무실 진입 후 변호사와 사무장을 먼저 흉기로 찌른 정황이 부검 결과 확인됐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무장 A씨는 "범인이 들어오자마자 '너 때문에 소송 졌다, 다 같이 죽자'라고 외쳤다"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10일 대구변호사협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사망자 부검 결과 변호사 사무실에서 숨진 7명 중 변호사와 사무장 2명의 복부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이들 2명의 시신은 사무실 안쪽에서 발견돼 용의자 천씨가 사무실로 들어가 먼저 이들을 찌른 후 방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 폐쇄회로(CC)TV를 보면 천씨가 사무실에 들어간 지 23초 후 불이 난 것으로 미뤄, 이 시간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변호사와 사무장 상처가 현장에서 수거된 흉기와 일치하는지 정밀 감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와 사무장이 칼에 찔린 것은 맞지만, 직접적인 사인이 자상인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사무실에 있었던 사무장 A씨는 "(사무실) 안쪽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들어오더니 '너 때문에 소송에서 졌다. 너랑 나랑 다 같이 죽자'라고 외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방화 용의자 천씨는 이날 소송 상대방 변호사를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으나, 해당 변호사는 타 지역에 출장을 갔고, 그 변호사의 사무장 A씨는 창문을 깨고 탈출했다. 숨진 변호사와 사무장은 사촌간으로, 변호사 2명이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해왔다.

경찰 감식 결과, 천씨가 법조빌딩 방화 시 사용한 인화물질은 휘발유로 확인됐다. 사건 현장인 203호 사무실에선 휘발유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휘발유가 묻은 수건 등 잔류물 4점, 사망자 2명에게 휘두른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11㎝의 흉기도 나왔다. 경찰은 천씨가 휘발유를 구입한 경로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가 범행 도구가 맞는지 조사 중이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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