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되살리는 ‘성대주입술’…광유도 방식 수술 효과 뛰어나

입력
2022.06.0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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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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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를 교정해 목소리를 호전시키는 ‘성대주입술’을 주삿바늘에 연결된 광원 장치로 충전물이 주사되는 위치(바늘 끝)를 정확히 알려주는 광유도 방식으로 시행하면 시술이 더 쉽고 효과도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원재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제1 저자 허진 성빈센트병원 교수(전 분당서울대병원 임상강사))이 성대 한쪽이 마비되는 일측성 성대 마비를 가진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광유도 성대주입술을 실시한 결과다.

연구팀은 시술 중 급성 합병증 여부(안전성), 평균 시술 시간(시술 용이성)을 기록했다. 또 시술 전과 시술 한 달 후 주관적 음성 검사, 다면 음성 평가, 공기역학적 음성 검사(수술 효과) 등을 시행해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시술 장비와 관련된 급성 합병증이 나타난 환자는 단 1명도 없었다. 1개의 상용화된 주사 약물(1mL)을 주입하는데 걸리는 평균 주사 시술 시간은 95.6초(±40.6초)였다.

특히 바늘을 위치시키는 조준 과정에서 22.6초(±18.4초)가 걸려 시술 용이성이 우수했다.

연구팀은 또 환자 40명 중 36명 환자에게 시술 후 4주까지 치료 효과를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 효과도 매우 뛰어나 음성 장애 지수 검사를 비롯해 음성의 쉰 정도와 거칠기 등을 평가하는 청각 심리 검사(GRBAS scale)에서 크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 밖에 최대 발성 시간, 평균 호기 속도(폐에서 가스 교환을 끝내고 내뱉은 공기의 속도) 등 공기역학적 검사에서 유의미하게 호전됐다.

향후 광유도 성대주입술이 보편화된다면 성대주입술에 대한 의료팀의 진입 장벽을 해소하고, 수술 안전성을 높이고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원재 교수는 “피부를 통해 각종 약물을 성대 내에 주사하는 경피적 성대주입술은 최소 침습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안정적으로 시술할 수 있기까지 많은 경험과 숙련도가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았다”며 “이번 연구는 광유도 성대주입술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성대가 마비 혹은 노화, 수술 등의 원인으로 손상되며 성대 접촉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게 된다. 이때 성대에 히알루론산 등 충전물(필러)을 주사해 성대 근육 부피를 늘려주는 성대주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 시술은 성대가 좌우로 반듯하게 위치할 수 있도록 교정해 소리낼 때 양쪽이 정확히 접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대주입술은 환자 고통과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목 피부를 통해 주삿바늘을 삽입하는 최소 침습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내시경 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후두의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성대 내에서 바늘 끝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 ‘클리니컬 앤 익스퍼리멘털 오터라이널래링갈러지(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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