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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안 잡혀" 대구 변호사들 '트라우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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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쪽 소송 담당 변호사를 해코지하면 우리 법 제도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7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 법조빌딩 사무실 화재 당시 같은 건물에 머물다가 구조된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9일 "대구 변호사와 직원들이 이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심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회장은 이날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방화 피해자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화를 당한 것이 아니다"며 "범죄 피해자 구조 제도를 통한 지원과 모금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도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치료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날 건물 2층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할 당시 같은 건물 4층에서 변호사와 직원 12명과 함께 30분 정도 대피해 있다가 구조됐다. 이 회장은 "사무실에 연기가 많이 들어와서 시간이 조금만 더 지체됐더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사건으로 숨진 변호사 유족을 만나 대구변호사협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숨진 변호사와 모임을 했다는 대구의 한 변호사는 "어처구니 없는 화재로 방화범의 타깃도 아닌 변호사가 숨지는 것을 보고 사람 운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숨진 변호사는 이날 사고를 당하기 5분 전인 오전 10시48분쯤 4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겨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 회원은 "잘못한 것도 없는 변호사가 범죄 표적이 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이석화 회장은 "대구 법조계에 트라우마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갈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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