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제 요청' 효과? "홍영표 비판 대자보 붙인 지지자 사과"

'친명' 김남국 의원, SNS서 밝혀
"꽃다발까지 사서 진심 어린 사과"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3m 길이의 대자보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치매센터 번호가 쓰여 있는 등 홍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조롱성 대자보를 붙였던 이재명 의원 지지자가 홍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 같은 모욕적 언행을 자제해 줄 것을 공개 요청한 바 있다.

이 의원 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홍영표 의원 지역 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이셨던 지지자분께서 사과하러 직접 사무실을 찾으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에 보도까지 된 일이라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인데 이렇게 빠르게 찾아뵙고 꽃다발까지 사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며 "큰 용기를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일로 홍 의원에게 대신 사과를 했었다.

홍 의원은 6·1 지방선거 패배에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 거론했다가 이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날 사과한 지지자는 중앙치매센터 상담번호와 함께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이 심각한 것 같다"는 3m 길이의 대자보를 6일 홍 의원 지역 사무실에 붙였다.

'당이 극성 팬덤 정치에 갇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그는 "국민은 지지자들을 통해 정치인을 본다"며 "억압의 힘이 아닌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