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윤석열' 의원 모임 '민들레' 출범... 친윤계 세력화 시동

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이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인수위 해단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친(親)윤석열계’ 의원들이 소그룹 모임을 띄운다. 장제원 이철규 이용호 의원 등 윤 대통령 측근들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의원 등 30여 명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모임 이름은 ‘민들레’.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칭으로 국민 여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라는 의미를 담았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친윤계가 당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세력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많다.

민들레 모임 주요 추진 멤버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책이나 각종 현안을 놓고 정부와 정보 교류나 정책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새 정부 성공에 필요한 소통 모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 목적이 국민과 정부의 ‘가교’ 역할에 있는 점을 고려해 의원들뿐 아니라 부처 장ㆍ차관, 대통령실 관계자 등 정부 인사들에게도 참여를 권할 계획이다. 특정 현안에 대한 당ㆍ정ㆍ대 협의체 형식을 차용하는 셈이다. 민들레는 매주 한 번씩 조찬 모임을 갖고, 소속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당내 결속을 다지는 것도 민들레의 목표다. 재선 이용호 이철규 김정재 송석준 의원과 초선 배현진 박수영 의원 등이 운영진으로서 토론 주제 및 발제자 섭외를 담당한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이양수 정희용 이용 윤주경 윤창현 조명희 의원 등이다. 장제원 의원은 민들레를 “개방형 아침 의원모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친윤계가 모임의 구심점인 만큼, 견제 시선도 엄존한다. 이준석 대표는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세를 과시하듯이 총리, 장관 등 이름을 들먹이며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며, 국민이 좋게 볼 이유가 없는 모임”이라고 민들레를 직격했다. 이어 “친윤 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길 바란다. 단순 친목 모임임을 선포하고, 정부 측 관계자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세력화를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입국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선 6ㆍ1 지방선거 후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의원모임 결성이 활발하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소속 의원 전원에게 공문을 보내 민생 경제, 정치 혁신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 동참을 요청했다. 안철수 의원도 과학기술이나 외교안보 현안을 다룰 정책포럼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