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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원인 몰라" 카메라 든 아빠는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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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한 기자간담회장. 캠코더를 든 노란 조끼를 입은 남성이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작은 캠코더와 휴대폰을 연결해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었다. 방송 촬영 기자와 사진기자들 사이를 누비며 취재에 열심이었다.
그는 '416TV' 운영자이자 제작자 문종택(60)씨다. 문씨는 가습기살균제와 세월호 참사의 주요 조사결과 및 권고안을 발표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기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캠코더엔 딸 '지성'을 추억하는 표식이 가득했다. 카메라 몸체엔 딸의 모습이 그려진 배지가 붙어 있었고, 삼각대에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띠도 매어 있었다. 보조배터리에도 '4·16지성아빠'라고 적혀 있었다.
문씨는 담담히 취재에 임하면서도 몰려오는 답답함을 피할 수 없었다. 문호승 사참위 위원장이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동안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미 유가족 차원에서 조사 결과를 한 번 들었지만 막막한 건 어쩔 수 없는 듯했다. 세월호 침몰 원인을 밝혀낼 수 없었다는 위원들의 말을 듣고 나서는 뒤돌아 선 채 벽에 머리를 기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침몰 원인 △해경의 구조실태 △정보기관의 피해자 사찰 등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포함해 20개의 주요 권고안 마련 계획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조사위는 오는 10일까지 조사활동을 마무리하고 3개월 내에 종합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라 밝혔다.
기자간담회 말미까지 감정을 애써 누르던 문씨는 기자의 질문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육두문자가 불쑥불쑥 나오죠. 이렇게 불명확한 결론이라면 사참위가 왜 생겼냐는 회의감이 들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더 슬퍼할 시간은 주지 않았다. 유가족이 참여하는 전원위회의도 곧 생중계해야 한다며 식사도 거른 채 서둘러 회견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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