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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사탕, 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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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의 원어는 '糖水肉'이다. 한자 '糖'은 일반적으로는 '당뇨', '포도당'에서처럼 '당'으로 읽히는데 중국집에서 먹는 튀긴 고기는 왜 당수육이 아니고 탕수육일까? '탕수육'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원어는 '糖▽水肉'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자 '糖(당)' 옆의 역삼각형(▽)은 원래 한자음과 다르다는 것을 표시하는 기호다. 유월(六月), 시월(十月)이 잘 알려진 단어인데 한자음이 달라지는 이유는 해당 한자를 본음이 아닌 '변음'으로 읽는 관행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한자 '糖'을 '당'으로 읽지 않고 '탕'으로 읽는 단어로는 '설탕, 사탕, 사탕수수, 고구마탕' 등이 있다. 한자 '糖(당)'은 언제부터 '탕'으로 읽었을까? 조선시대 위급 환자의 치료법을 담은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 1489년)'에 "개에 물려 피가 그치지 않을 때 빨리 사탕을 바르면 즉시 좋아진다"라는 처방이 있는 것을 보면 15세기에 한자 '糖(당)'이 '탕'으로 읽혔던 것을 알 수 있다. '구급간이방'에서 '사탕'은 오늘날 '막대사탕'과 같은 '사탕'이 아니라 나중에 등장한 단어인 '설탕'과 동의어로 사용됐다. '사탕'은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 1608년)'에서는 "사당 푼 물에 풀어 먹이면"에서처럼 '사당'으로 표기된 것도 보인다. '설탕'도 18세기 말에 간행된 '왜어유해(倭語類解)'에는 '셜당'으로 나오는 예가 있고 개화기 문헌에 '셜탕'으로 나오는 예도 보인다.
이렇게 옛 문헌자료에는 혼재되어 사용되는 것이 현재에 와서는 쓰임이 높은 쪽인 '사탕'과 '설탕'으로 굳어져 사용된 것이다. 언어 변화는 언중 다수가 선택하는 것에 힘을 실어 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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