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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낙인 찍히는 촬영 팀·주민 갈등, 왜 반복될까

입력
2022.06.10 12:55
수정
2022.06.10 12:56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 팀은 최근 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방영 전부터 지탄을 받았다. 하이그라운드 제공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 팀은 최근 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방영 전부터 지탄을 받았다. 하이그라운드 제공

불편함을 호소하는 촬영지 주민들과 드라마 제작팀 간의 불화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이뤄지면서 폭로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넷플릭스 '마스크걸' 촬영 팀의 소음 피해와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이 공론화됐다. '마스크걸' 촬영 팀의 만행을 폭로한 네티즌 A씨는 글을 쓰게 된 이유로 "네 주민들이 두 번 다시 이런 불편을 겪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서 올린 글"이라며 "우리나라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것에 걸맞은 촬영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찌질의 역사'는 무단 주차 논란을 빚었고 각각 사과의 뜻을 전했다.

특히 TV조선 '마녀는 살아있다' 팀은 최근 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방영 전부터 지탄을 받았다. 당시 TV조선 측은 폭행 사건이 내부 스태프가 아닌 외주 차량 렌트 스태프가 저지른 일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소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향후 현장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드라마 촬영 팀 논란, 불법 점거 등 다양해

드라마 촬영 팀의 갑질 등이 주로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관할 지역에 사전 촬영 동의를 받았다지만 각종 소음 및 쓰레기 투기 등 허락받지 않은 행동 등으로 인한 논란이다. 뿐만 아니라 사전 동의 없이 도로를 점거하는 등 주민들에게 민폐를 남겼던 사례는 꾸준히 있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크다. 방영 전부터 '민폐 드라마'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촬영 팀의 항변도 있다. 쫓기는 일정 속에서 모든 장소의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급작스럽게 변경되는 시간과 장소로 인해 모든 거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기 어렵다는 해명과 촬영을 위해 동선을 통제하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07년에는 드라마 제작 팀과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이 현장 촬영을 막아선 사례도 있었다. 주민들은 촬영 팀이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고 분노했고 촬영 팀은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결국 15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가 갈등을 봉합하고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tvN '갯마을 차차차'는 촬영을 위해 마을 입구를 봉쇄했다가 과도한 외부인 통제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스태프들의 잘못, 결국 작품 피해로 직결

전반적으로 공통된 문제는 촬영 팀의 권위의식이다. 공익보단 사익에 가까운 촬영이지만 촬영 팀의 몰지각한 행동들이 끝내 드라마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다. 고현정 안재홍 등을 주연으로 내세운 '마스크걸'은 공개 전부터 불미스러운 일로 이름을 알려야 했다. 일부 스태프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수백 명의 노고와 정성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예비 시청자들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부정적 이슈에 집중하게 됐고 거액의 돈을 투자해도 수습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제작진의 실수를 사과하는 홍보팀의 사과문들이 나온 뒤에는 이미 늦기 마련이다.

사실상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주민들이 얻는 이익은 적다. 해당 촬영지가 명소가 되어도 실제 거주하는 이들에게 메리트가 있으랴. 오히려 관광 주민들이 늘수록 피해만 급증하게 되는 현실이다. 주민의 기본권을 훼손하는 관행들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촬영 팀의 안일한 권위의식이 무너져야 할 것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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