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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에도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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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00:00
3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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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있어서 경기 국면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면 안정적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우리 경기가 이제 수축국면 초기에 접어들고 있다. 조만간 장기금리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높아지기 때문에 금융자산 가운데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경기란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1972년 이후 우리나라 경기는 11번의 순환을 거쳤다. 그 순환 과정에서 경기 확장국면은 평균 33개월, 수축국면은 19개월이었다.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하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 가운데 하나이다. 이 지표가 2020년 5월을 저점으로 올해 2월까지 상승하면서 경기 확장국면이 이어졌다.

그런데 3, 4월에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게다가 동행지수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현재까지 계속 하락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동행지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 경기순환에서 수축 기간이 짧게는 11개월이었고 길게는 29개월이었다. 앞으로 최소한 1년 정도는 경기 수축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재 대표적 시장금리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이다. 지난 10년 통계로 분석해보면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시장금리에 3개월 정도 선행했다. 경기가 정점을 지나고 나면 얼마 되지 않아 시장금리도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는 뜻이다. 경기가 올해 2월을 정점으로 수축국면에 들어서고 있기에 시장금리도 조만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를 결정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물가상승률이다. 금리는 현재의 소비를 미래로 넘기는 데 대한 대가(代價)이다. 그래서 물가가 오른 만큼 금리도 올라야 한다.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데도 시장금리가 오르는 것은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5.4% 상승하면서 거의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 요인이 대부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어들어 시차를 두고 소비가 감소한다. 우리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35%에 근접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가계 소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줄이는 요인이다. 소비가 감소하면 물가 상승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에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내년에는 경기 수축이 심화하고 물가상승률도 상당 폭 낮아질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면서 조만간 만기가 긴 국채수익률부터 하락할 것이다. 지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떨어졌던 채권 가격이 앞으로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 개인(가계와 이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은 4,925조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했다. 이 중 43.4%를 현금을 포함한 예금으로 가지고 있고, 보험 및 연금에 30.4%, 주식에 23.0%를 맡기고 있다. 채권 비중은 2.3%로 통계가 발표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수축국면에서는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르기 힘들고, 주택 가격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국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산은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앞으로 1년 정도는 가계 자산에서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 비중을 늘려도 좋을 것 같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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