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눌러 왔던 전기료 결국 오르나…딜레마에 빠진 윤석열 정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딜레마에 빠졌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공기업 적자를 메우려면 일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전기 요금을 올리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다만 윤석열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인위적으로 눌러 온 이전 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다음 달부터 전기료가 단계적으로 오를 거란 관측도 나온다.
7일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정부는 20일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생산을 위한 석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이와 연계된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3원 올려줄 것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료는 기본요금과 연료비 조정단가,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더해 산출한다. 분기마다 재산정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별 최대 ㎾h당 3원, 연간 기준으로 ㎾h당 최대 5원 올릴 수 있다. 한전이 16일까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을 제출하면 기재부와 산업부는 20일까지 협의한 결과를 한전에 다시 통보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되면 7월 전기요금부터 적용된다.
지난 1·2분기에도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전 정부는 공공요금 동결을 선언하며 이를 동결(㎾h당 0원)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한전은 1분기에만 7조7,8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기료 인상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전기료를 올릴 경우 고삐 풀린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기요금 인상은 공산품 전반에 연쇄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5.4%)는 국제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3분기는 여름철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 역시 급증하는 시기여서 가계 부담 역시 확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을 바라보는 정부 내 시각이 달라진 만큼, 일각에선 전기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민생 지원을 이유로 가격을 통제하는 건 가장 나쁜 방법”이라며 “전기요금을 포함해 원칙적으로 공공요금 가격 통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의 열쇠를 쥔 기재부 관계자는 “산업부와 물가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 되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4분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유가 추이 등을 감안해 9월에 있을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 때 조정단가 인상을 요청할 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