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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배' 민주당 비대위원장 구인난... 돌고 돌아 중진 현역의원?

입력
2022.06.06 20: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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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거론된 원로들 다수 고사 입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을 8월 새 당대표 선출까지 이끌어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이 안갯속이다. 계파 갈등의 한복판에서 이를 수습해야 하는 데다 자칫 강경 지지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혁신형 비대위'라는 과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계파 색깔이 옅은 현역 중진의원이 맡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당초 비대위원장은 경륜 있는 당의 원로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전당대회까지 빠듯한 일정 속에 선거 패배 평가와 안정적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선 경륜과 중립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한 초선 의원은 "현역 정치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자기 정치를 한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며 "현실 정치를 졸업한 원로들이 제격"이라고 했다.

문희상(가운데)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행사장에 측근의 도움을 받아 입장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문희상(가운데)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 행사장에 측근의 도움을 받아 입장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문희상·원혜영 등 원로 다수가 고사

이에 따라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원혜영 전 의원,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거론돼 왔고, 최근 정계 은퇴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정세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다만 한국일보 확인 결과, 이들 대다수는 손을 내저었다.

문 전 의장은 "건강 문제로 맡을 수 없다"고 했다. 단, 비대위의 방향성에 대해선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당 쇄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 전 의원도 "정계를 은퇴한 사람이기 때문에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 측 인사들은 "현재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어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거명하기도 한다. 박 전 원장은 이에 "나는 민주당을 떠난 지 6년이나 된 사람"이라고 비대위원장설을 일축했다.

복잡한 계파 갈등에 '독배'로 인식

원로들의 반응은 비대위원장직이 '독배'로 여겨질 만큼 민주당의 현재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한 다선 의원은 "비대위원장의 의사 결정 하나하나가 계파의 유불리에 따라 해석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으로부터 원망을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쇄신 과제 중 하나인 팬덤정치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다 강경 지지층은 물론 이들의 눈치를 보는 강경파 의원들의 '좌표 찍기' 공격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을 신봉하는 이른바 '문파'와 '개딸(개혁의 딸)' 등에 의해 당 전체가 휘둘리면서 민심과 거리가 먼 선택을 반복해 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상호, 박홍근 등 중진 뽑자는 견해도

구인난 조짐에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 가운데 후보를 찾아보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새 얼굴이나 당의 어른들을 모시기 어렵다면 안정적인 중진 의원을 세우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4선의 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그 역시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누가 되든 뒷말이 나올 수 있으니 당대표 직무대행인 박홍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편이 논란을 줄일 수 있다"(4선 의원)는 견해도 있다. 다만 박 원내대표가 이를 고사하는 데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돼 반이재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간 강성 지지층의 비난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소신파' 이상민 의원(5선)과 김해영 전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화상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비대위 "청년·여성·원외 포함 9명 이내 구성"

한편 민주당은 이날 비대위를 9명 이내로 꾸리기로 결정했다. 선수(選數)별로 현역의원 4명(초선·재선·3선·4선 이상)과 청년·여성·원외 몫으로 각 1명씩 3명, 당연직으로 원내대표 1명과 위원장 1명으로 구성키로 했다. 비대위원 중 위원장을 뽑을지 아니면 위원장 몫의 별도 인선을 할지 등은 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7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이성택 기자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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