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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자기 정치 하나" VS 이준석 "기차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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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회부의장이 6일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집권 여당 대표로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운영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 대표는 정 부의장의 비판 2시간 만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맞받았다.
정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국정안정 뒷받침 고민이 최우선 과제다'란 제목으로 장문을 글을 게시했다. "주변 분들이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도대체 왜 간 겁니까'(라고) 제게 조심스럽게 묻는다"고 말문을 연 정 부의장은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난색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라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꼬집었다.
정 부의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가 띄운 당내 혁신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우리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그 와중에 이준석 당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의장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가 국민의힘 자력에 의해서라기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빚"을 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그 빚을 갚는 길은 여당으로 굳건하게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일"이라며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제안했다.
정 부의장이 글을 올린 지 3시간 만에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우크라이나 현지시간 기준 6일 새벽 6시 무렵이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정을 비공개로 할 만큼 신변노출 위험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SNS 활동을 한 건 자신을 공개 비판한 정진석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후 하나회 청산과정에서 군부가 반발하자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했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란 말에서, 이 대표가 앞의 일부 문구만 생략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논란을 의식한 듯 한 시간 만에 다시 "국회부의장님과 함께 저도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응원한다"며 지난 4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안드레이 니꼴라엔꼬가 방한 당시 정 부의장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 저희 일정 내내 '안드레이 니꼴라엔꼬' 국회의원이 함께해주고 계신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친윤 그룹인 정 부의장과 이 대표가 사실상 공개 충돌 양상을 빚으면서 당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의 설전에 대해 "우리 정당 구성원 누구나 당대표나 원내대표의 방침 이런 것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외교나 안보·국방 관련된 사안에 대해 긴밀한 당정협의가 필요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가 혁신위를 출범시킨 것과 관련해서도 "조금 성급했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혁신위 출범부터 발표하고 인적 구성이라든가 논의할 대상, 아이템을 나중에 결정한다는 게 순서가 바뀐 측면이 있다는 게 제 개인적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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