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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은 역시 우주? 소행성 ‘류구’ 흙에서 아미노산 20종 확인

입력
2022.06.06 14:18
수정
2022.06.06 14:3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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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구성 아미노산 우주 존재 첫 확인
생명 우주 기원설 뒷받침 증거라는 평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지구로 귀환하는 모습의 상상도. JAXA 하야부사 2호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지구로 귀환하는 모습의 상상도. JAXA 하야부사 2호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본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채취해 온 소행성 ‘류구’의 토양에서 20종 이상의 아미노산이 발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지구 생명이 소행성이나 혜성 등 우주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과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4년 12월 발사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2018년 6월 지구와 화성 궤도 부근을 도는 소행성 류구에 도착해 토양 약 5.4g을 채취한 뒤 2020년 12월 호주로 귀환했다. JAXA는 지난해 6월 이 토양을 세계 각국의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에 나눠 주고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초기 분석 단계에서 탄소, 질소 같은 유기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포함된 것은 이미 알려졌으며, 아미노산 함유 여부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018년 소행성 '류구'에 도착해 촬영한 표면 사진. JAXA 하야부사 2호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2018년 소행성 '류구'에 도착해 촬영한 표면 사진. JAXA 하야부사 2호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아미노산은 생물체의 단백질이 형성되기 위한 재료로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물질이다. 보도에 따르면 류구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사람의 체내 단백질을 형성하는 아미노산 중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이소로이신이나 발린 등의 아미노산이 확인됐다. 콜라겐의 재료가 되는 글리신과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아미노산이 46억 년 전 갓 탄생한 지구에도 많았다는 연구가 있다. 하지만 지구가 마그마로 뒤덮인 시기에 모두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구가 다시 정상 온도가 된 후,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아미노산을 다시 가져온 것이라는 가설을 이번 류구 토양 분석 결과가 보강할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지금까지 지상에서 발견된 운석에서도 아미노산이 검출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런 운석은 지구의 토양이나 공기에 접촉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지구에 진입한 뒤 기존 아미노산이 혼입됐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토양은 지구 공기 등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석한 것으로, 우주에 생명의 근원이 되는 아미노산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야부사 2호는 세계 최초로 달 이외의 천체에 착륙해 토양을 가지고 돌아온 하야부사 탐사선의 후계기다. 초대 하야부사가 방문한 암석질의 소행성 ‘이토카와’ 및 달의 토양에서는 아미노산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도 2020년 10월 소행성 ‘베누’ 표면에서 토양을 채취했으며 내년 가을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베누의 토양에는 물이나 유기화합물의 증거가 류구보다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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