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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뇌피셜'에 멍드는 韓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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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의 앞뒤가 없다 보니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복장만 터집니다."
베트남 진출 13년 차인 한국 중견기업 A사 법인장은 하염없이 냉수만 들이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난 4월부터 완화되면서 재개된 한국 유튜버들의 베트남 관련 허위 동영상만 수십여 개. 최대 조회수 190만 회를 찍는 영상들을 접한 본사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어느덧 그의 주요 업무가 돼 버렸다. 길어지는 해명의 시간만큼 본사의 현지 설비 증설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법인장의 분노에는 이유가 충분하다. 최근 보고를 올린 한 유튜버의 '한국기업 상대로 파업하는 베트남인 용감하다 치켜세우던 베트남 정부'라는 동영상은 애초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이어 언급된 '한국기업 전원철수 결정 내리자 총리까지 찾아와 비는 상황' 역시 거짓이다. 해당 기업이 전원철수를 결정한 적도, 총리가 찾아와 용서를 구한 적도 전혀 없었다.
부품업체 B사 대표는 "허위 유튜버에 대한 제재는 왜 없는 거냐"고 핏대를 세웠다. 그가 지적한 동영상은 "베트남 업체가 한국기업 생산라인과 인력을 모조리 흡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이 역시 한국의 모 기업이 현지 생산라인의 업종 전환을 결정한 것만이 '팩트'다. 이후 내용은 유튜버의 상상과 가정, 이른바 '뇌피셜'이었다.
유튜버들의 전략은 한결같다. 제목만 최신 이슈로 수정했을 뿐 "베트남은 항상 뒤통수치는 나라고 한국이 이들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였다"는 흐름을 고수한다. '국뽕'에 가득찬 허위 영상은 단순 통계치에 불과한 현지 기사와 그래픽이 마치 관련 있는 것처럼 둔갑시키는 거짓 인용도 서슴지 않는다.
창작물을 만드는 건 유튜버 개인의 자유 영역이다. 그러나 그들의 악의적 돈벌이가 9,000여 진출 기업과 20만 교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베트남의 한국기업인과 교민들은 이곳에 자선사업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체류지만 다를 뿐, 모두 자신들의 삶을 걸고 생업에 종사하는 같은 한국인들이다. 유튜버들이 우려하는 일이 현지에서 일어난다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기업인과 교민들이 스스로 결연히 해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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