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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용 포켓몬 인형이 10만원?...중국의 '고라파덕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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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사은품으로 제공한 포켓몬스터 인형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이 인형을 대신 얻어 주겠다는 대행 서비스가 나타나는가 하면, 애초 공짜였던 사은품이 약 10만 원 선에 거래되는 등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주인공은 KFC가 증정 행사로 나눠준 포켓몬스터 인형이다. KFC는 중국 어린이날(6월 1일)을 맞아 지난주 59~109위안(1만1,000~2만4,000원) 상당의 세트 메뉴를 주문할 경우, 포켓몬스터 인형 3종 가운데 하나를 덤으로 나눠주는 판촉행사를 열었다.
중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캐릭터는 단연 '고라파덕'이었다. KFC는 무뚝뚝한 표정의 오리 모습을 본떠 만든 고라파덕의 양 날개에 메모지를 끼울 수 있게 했고, 음악에 맞춰 고라파덕이 메모지를 덩실덩실 흔드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이용해 “핵산 검사 그만”, “나도 여행 가고 싶다” 등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을 앙증맞게 표현한 동영상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이 인형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에 전국 KFC 매장에선 행사 개시 이틀 만에 품절됐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라파덕이 필수템으로 등극하자 온라인에서는 "칼로리는 내가, 고라파덕은 당신이"라는 제목의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시간이 없어 직접 KFC 매장을 돌아다닐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한 대행업이다. 일정 금액의 수고비를 내면, 세트 메뉴를 대신 주문해 음식은 본인이 먹고 고라파덕 인형만 배달해준다는 것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시의 한 주거단지에서는 228위안에 고라파덕이 팔리고 있으며 온라인에선 500위안(약 9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판촉행사용 증정품인 인형에 별도의 시장 가격이 형성됐다는 얘기다.
모조품 대국답게 가짜 고라파덕도 등장했다. 광둥성 광저우시의 한 공장이 최근 KFC 증정품과 똑같이 생긴 고라파덕 인형을 찍어내기 시작했고, 대체로 200~300위안 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FC의 증정품 품귀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에도 KFC는 중국 진출 35주년을 기념해 '세트 메뉴+한정판 피규어 장난감' 행사를 열었는데, 행사 시작 2시간 만에 장난감이 모두 소진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원하는 피규어를 얻기 위해 세트 메뉴 수백만 원어치를 주문하고, 정작 음식은 모두 버리기도 했다. 이 모습이 언론에 포착, 비판이 일자 중국 정부 산하 소비자협회(CCA)는 "이 같은 마케팅이 합리적인 소비 풍조를 해치고 있다"며 KFC에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고라파덕 열풍이 불면서 KFC는 또 한번 중국 당국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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