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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14년 만에 최고치... 취약층 지원에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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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초 3%대에서 3, 4월 4%대를 거쳐 곧장 5%대 중반까지 치솟을 만큼 무서운 상승세다. 조만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 물가를 보게 될 거란 우려도 높다.
최근 물가 급등에는 나라 밖 공급 압박이 절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더해져 석유류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5월 물가상승률의 절반 이상(2.86%포인트)이 이들 재료로 만든 공업제품 가격 상승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소비 증가가 맞물리며 개인서비스물가도 무차별로 오르고 있다. 공급과 수요 요인을 가릴 것 없는 물가 폭등세인 셈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물가안정대책까지 내놓았지만 한국은행은 3일 “6, 7월에도 5%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전쟁과 얽힌 국내외 물가 압박요인도 어느 것 하나 풀기 어려운데, 62조 원대 추경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내건 지자체장들의 대규모 예산 투입 공약은 물가를 더 자극할 요인이다.
고물가는 특히 서민층에 치명적이다. 이들이 주로 체감하는 경유(45.8%) 밀가루(26.0%) 감자(32.1%) 등 생활물가는 평균(5.4%)보다 훨씬 높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반대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는 더 커진다. 자칫 인플레이션 이후 우리 경제가 일본식 장기 침체로 빠질 우려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 선거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민간과 합심해 물가 자극 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취약계층 지원책도 면밀히 준비해야 한다. 전방위 물가 대응에 초반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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