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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돌풍' 무소속 바람… 이번엔 미풍

입력
2022.06.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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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23곳 중 3곳만… 국민의힘 20곳 석권
4년 전 민주당 1·무소속 5곳 당선과 대조
대선 직후 선거라 '묻지마 투표' 영향인 듯

(왼쪽부터) 최기문 영천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인.

(왼쪽부터) 최기문 영천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남한권 울릉군수 당선인.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등으로 경북에서 기대됐던 무소속 바람은 결국 미풍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경북지역 23개 시장ㆍ군수 가운데 20곳을 석권했다. 6곳을 잃었던 4년 전과 비교하면 3곳의 실지를 회복한 셈이다.

경북은 강한 보수성향과 함께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만큼 본선보다 당내 경선이 더 치열하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는 것이 당선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번에도 경북에선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이 치열했고, 상당수 유력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무소속 바람이 일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무소속 후보들은 예상보다 힘을 못 썼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포항 경주 구미 등 20개 시군에서 당선됐으며, 무소속은 3곳에 만족해야 했다.

무소속의 대표 주자인 최기문 영천시장은 4년 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일찌감치 무소속 후보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대선 직후 치러져 진영대결 구도가 되다 보니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었다.

의성군에선 법원 결정으로 최종 공천배제(컷오프)된 김주수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71.27%의 높은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울릉군에서도 예비역 준장 출신인 무소속 남한권 후보가 69.7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남 당선인은 4년 전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700표 차이로 석패한 뒤 4년간 바닥표심을 다져왔다.

무소속 당선인 3명은 경찰청장과 농림부 차관, 예비역 준장 등 고위직을 지냈고,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이 뛰어난 게 강점으로 꼽힌다.

현직인 윤두현 국회의원과 최경환 전 의원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진 경산시장 선거에선 국민의힘 조현일 후보가 접전 끝에 53.87%를 득표, 무소속 단일후보인 오세혁 후보를 눌렀다. 경산은 최영조 시장이 3연임 제한에 걸려 무주공산이 되면서 14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경북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곳은 군위군이다. 국민의힘 김진열 후보는 50.31%의 득표율로 김영만 현 군수를 눌렀다. 표차는 109표에 불과했다.

군위는 선거 과정이 치열한 정도를 넘어 혼탁의 ‘끝판왕’이란 말이 나왔다. 특히 이장 9명 등 11명이 40명의 거소 투표자를 허위신고하거나 대리투표했다가 검찰에 고발당했고, 이와 별도로 5명을 대리투표한 이장이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4년 전 대구ㆍ경북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장세용 구미시장은 수성에 실패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뀐 데다 지난 4년간 성과가 구미시민의 기대에 못 미쳐 국민의힘 김장호 후보에게 큰 표차로 낙선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4년 전 야당이던 국민의힘이 이번엔 여당이다 보니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의 입지가 축소됐다”며 “공천 잡음에 따른 무소속 바람도 이번에는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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